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교 재학 중 의학논문 1저자로 등재되는 등 총체적 비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의료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21일 의과대 학생들이 모인 페이스북 커뮤니티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에서 이들 학생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쏟아냈다.
해당 게시판에 익명으로 글을 올린 의대생 A씨는 "증오스럽고 가증스럽다. 그덕에 내 지도교수를 원망하고 교수들과의 겸상은커녕 단 한개의 연락처도 모르는 부모를 원망하게 된다"며 허탈감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의대생 B씨는 "학생 한 명에게 유급을 줬다고 부학장을 해임하는 대학교가 있다? 유급 3번이면 재적인데 유급 3번째 위기 때 유급제도를 폐지하는 학교가 (어디)있느냐"며 꼬집었다.
조후보자의 딸과 같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닌다고 밝힌 의전원생 C씨는 "'그 의전원'인 덕분에 시험 앞두고 공부해야 하는 재학생들은 전부 똥통 내지는 같은 취급의 썩은 물 취급을 받는다"고 분노했다.
이어 그는 "이 학교는 장학금이 매우 짜다. 단돈 50만원을 받으려면 120명중에 최소 40등 안에 들어야 한다"며 "위로 차원에서 200만원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인지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고2 때 의학논문 제1저자가 되신 분이 학점 1.13받으시고 유급 2회라니 부산대는 도대체 어떤 곳이냐", "아빠 잘만나면 의사되는 거 일도아니었구나" 등 비판이 쏟아졌다.
국내 의사 전용 커뮤니티인 '메디게이트'에서도 조 후보자와 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고등학생이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되는 것이 아버지 조국이 없었다면 가능했겠냐는 지적과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잇단 유급에도 장학금을 수령한 조 후보자 딸의 사례도 상식선에서 불가능하다는 비판이다.
의료계에서는 사실상 의학전문대학원 4년, 인턴 1년을 거치고 레지던트 3~4년차가 됐을 때 겨우 논문 1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데, 고등학생 신분으로 2주간 인턴을 한 조후보자 딸의 사례가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같은 의혹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딸이 멀리까지 매일 오가며 프로젝트의 실험에 적극 참여해 경험한 실험 과정 등을 영어로 완성하는 데 기여했고,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6~7페이지짜리 영어 논문을 완성했다"며 "이러한 일련의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및 완성 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