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돌아온 통큰치킨, 11만마리 완판…지나친 규제냐 확장이냐

슬쩍 돌아온 통큰치킨, 11만마리 완판…지나친 규제냐 확장이냐

기사승인 2019-08-22 04:00:00

롯데마트가 5000원이라는 파격가를 내세운 통큰치킨 판매를 이달 14일부터 재개했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한시 판매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당시 롯데마트 측은 “물가 안정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려는 취지”라며 “한 달에 한 번은 통큰치킨 판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반면 프랜차이즈협회는 롯데 계열 불매까지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통큰치킨을 판매했다. 일반 판매가는 8620원, 행사카드 사용시 5000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지난 3월, 9년 만에 부활을 알린 통큰치킨은 그동안 간간히 이벤트성으로 등장 때마다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 측은 이날까지 일주일간 총 11만 마리가 모두 완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큰치킨은 출시 때마다 대기업이 소상공인 영역까지 넘본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2010년 첫 출시 당시만 해도 정치권은 통큰치킨을 두고 다툼을 벌였고, 대통령의 입에도 오르내렸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최대 2만원에 육박하면서 여론은 서서히 반전되기 시작했다. 치킨 가격에 대한 국민들의 심리적 저항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측은 거듭되는 논란 때마다 “통큰치킨의 판매는 계속되는 물가 상승 속에서 국민 대표 간식인 치킨이라도 저렴하게 소비자에 공급해, 물가안정에 기여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물량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고, 이마저도 한정수량으로 점심전후 완판돼, 저녁 장사가 주인 프랜차이즈 치킨과 고객층이 겹치지 않는다"라고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프랜차이즈협회는 통큰치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5000원이라는 가격은 정상적인 가격으로 볼 수 없다는 것. 앞선 5월에는 “치킨할인을 자제해달라”고 롯데마트에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U-20 월드컵 결승 기간과 7월 여름 휴가철에도 행사가 계속되자, 지난달에는 롯데 계열사 제품에 대한 ‘특단의 조치’까지 고려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롯데마트 측은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저가형 치킨제품을 파는 상황에서 유독 통큰치킨만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 홈플러스도 399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더 착한 통닭’을 이날까지 판매했다. 이마트도 포장이 가능한 치킨제품을 과거부터 팔아 왔다. 대형마트 업계가 최근 맥을 못 추면서 고객들의 발길을 붙들 상품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는 온라인 트렌드 속에서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 2분기 29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마트 역시 상황이 어둡긴 마찬가지다. 롯데마트 할인점부문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조59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지난해 2분기 273억원에서 339억원으로 66억원 가량 확대됐다.

최근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시행했던 규제책을 놓고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과거 대형마트가 많은 이익을 낼 당시 강화했던 규제들이 변화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규제들이 쿠팡 등 이커머스만 웃음 짓게 만들고,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쇠퇴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협회도 통큰치킨을 두고 지난달에 비해 한층 입장이 누그러진 입장이다. 프랜차이즈협화 관계자는 “롯데마트뿐 아니라 이마트 홈플러스도 저가형 치킨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관련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이에 대한 조정 요청을 구두상으로 전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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