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무난한 볼거리의 '위대한 쇼'

[볼까말까] 무난한 볼거리의 '위대한 쇼'

무난한 볼거리의 '위대한 쇼'

기사승인 2019-08-27 11:07:26

선거에 낙선해 재기를 노리는 젊은 정치인에게 존재도 모르던 딸이 찾아왔다. 여기까지는 영화 ‘과속스캔들’(감독 강형철)과 닮았다. 지난 26일 출발한 tvN 새 월화극 ‘위대한 쇼’는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를 안정적 풀어내며 쇼의 막을 올렸다. ‘위대한 쇼’라고 하기엔 무난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재미는 보장한다.

첫 회는 청년비례대표로 화려하게 정치계에 입문한 위대한(송승헌)이 어떻게 ‘국민 패륜아’ 타이틀을 얻는지 보여준다. 5선 국회의원 강경훈(손병호)과 선거에서 맞붙어 박빙의 경쟁을 이어가던 위대한은 8살 이후로 본 적 없는 친부가 고시원에서 고독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의 지탄을 받는다. ‘패륜아’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투표 당일까지 삼보일배를 하지만, 결국 강경훈에게 패배해 낙선한다.

선거에서 떨어진 위대한은 당장 생계가 막막하지만,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밤엔 대리운전을 하고 낮엔 지역구 시장을 돌며 다음 기회를 노려보지만, 한 번 붙은 ‘패륜아’ 이미지를 벗는 것은 쉽지 않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시장을 돌고 있던 위대한은 대학 후배이자 지금은 시사 정치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인 정수현(이선빈)을 마주치고, 그가 자신의 옆집으로 이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울러 “동생을 잃어버렸다”면서 자신에게 도움을 청한 한다정(노정의)을 함께 돕는다. 마지막 장면은 예상 그대로다. “자신의 존재도 모르는 친부를 찾아왔다”는 한다정이 동생들과 함께 향한 곳은 바로 위대한의 집. 위대한은 한다정이 찾던 친부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위대한 역을 맡은 송승헌의 연기는 다를 것 없는 내용만큼이나 평이하다. 지나치지도 과하지도 않아 극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힘을 빼고 위대한의 속물근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첫 회에 잠시 등장했던 이선빈과 임주환, 노정의의 연기도 극에 잘 어우러졌다. 

‘위대한 쇼’엔 두 가지 볼거리가 있다. 사남매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인간적으로 함께 성장하는 위대한의 모습과 위대한-정수현-강준호(임주환)의 삼각관계다. 쇼를 위한 안정적인 무대와 보편적인 레퍼토리는 준비됐다. 평이함을 넘어서 ‘위대한 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위대한의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해 보인다. 

■ 볼까

어렵고 무서운 장르극보다 유쾌하고 따뜻한 가족극이 좋다면 채널 고정. 내용은 기존 tvN 드라마와 다소 다르지만, 만듦새는 tvN 드라마 같다.

■ 말까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과 이야기를 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코믹보다 가족과 감동에 방점을 둔 작품이라는 점도 시청 선택 시 고려할 부분이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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