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2일 오후 3시 서울시 용산구 협회 임시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후보자의 의료계 폄하를 규탄하고 나섰다.
앞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딴지일보 게시글을 공유했다. 한 네티즌이 조국 딸 조모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병리학 논문을 읽은 소감을 정리한 '조국 후보자 따님 논문을 직접 읽어보았습니다'라는 제목글이다. 해당 글에는 조모씨의 논문과 병리학회지의 수준을 비하하는 발언이 담겨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비전문적인 견해들이 언론과 온라인을 통하여 확산되었다. 의학이 어떤 학문인지, 의학 논문이 어떻게 작성되는 것인지 모르는 인사들이 쉽게 저자의 자격을 논하고, 심지어는 학술지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거나 과학적 연구방법에 따라 작성되는 논문을 '에세이' 정도로 폄하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며 "의학 연구 전반과 학술활동에 대한 권위와 신뢰가 흔들리고 연구자와 의사들의 명예가 심각하계 손상되고 있다" 고 비판했다.
의협은 우선 해당 논문의 책임 저자인 장영표 단국대병원 교수에 논문 자진 철회를 권고했다. 최 회장은 "해당연구의 주제와 내용, 연구 과정별 진행시기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장영표 교수는 학자로서 양심과 동료, 선후배 의사들에 대한 도리는 물론 우리 사회가 입은 상처에 대해 돌하보고 조속히 스스로 논문을 철회하여 결자해지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최 회장은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에 "의학 연구의 가치를 폄하하고 연구자들을 모독했다"며 "우리의 의학을, 우리 의사들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조 후보자의 딴지일보 게시글 공유와 관련 "사실관계조차도 틀린, 이른바 '가짜 뉴스'에 해당하는 수준낮은 글을 공인인 조국 후보자가 공유했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행위가 조국 후보자의 이번 사태에 대한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민정수석과 법무장관 후보자이기 이전에 법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학자다. 아무리 분야가 다르다고 하지만 의학연구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연구자를 모독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자세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최 회장은 또 "관직 앞에서, 자신의 자녀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교육자 본연의 양심마저 저버린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조국 후보자는 무엇이 진정으로 그 스스로 즐겨말했던 공정과 정의를 위한 길인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 의료계는 전반적으로 제1저자 등재는 잘못된 것이고, 병리학회지를 폄훼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했다고 보고 있다. 관련된 논문에 고등학생을 제1저자로 올리고 소속기관을 허위로 작성하고, IRB검증을 허위 명백히 잘못됐고 마땅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민정수석이자 법무부장관 후보인, 서울대학교 교수인 조국 후보자가 사실이 왜곡된 익명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것은 의학의 본질과 권위, 사명을 철저히 무시하고 현장을 지키는 의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본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이같은 문제가 명백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병리학회는 논문의 책임저자인 장영표 교수 측에 오는 5일까지 소명자료를 보낼 것을 요청했으나, 이날까지 장 교수로부터의 소명서는 도착하지 않은 상태다. 조 후보자는 지난 24일 조모씨 논문과 병리학회 수준을 비하한 딴지일보 게시글을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해 의학 및 의료계의 반발을 샀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