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웰컴2라이프’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진솔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앞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작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2일 오후 서울 성암로 MBC 사옥 M라운지에서 ‘웰컴2라이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정지훈, 임지연, 곽시양, 신재하와 연출을 맡은 김근홍 PD가 참석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웰컴2라이프’는 오로지 자신의 이득만을 찾던 악질 변호사 이재상(정지훈)이 사고로 평행세계로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하며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이다. 총 32부작 중 지난주까지 16부가 방송돼 반환점을 돌았다.
평행세계를 오가며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되는 인물을 소화하며 연기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정지훈은 “방송 전엔 시청자가 내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려웠다”며 “상업적인 성공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호평이 함께 이어져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연기 틀을 깨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정지훈은 “김근홍 PD님께서 두 번째 촬영부터 ‘이렇게 연기 하면 안 된다’라고 제 마음에 못을 박으셨다. 연기에 대한 지적을 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있는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하셔서 놀랐다”면서 “그날부터 PD님께서 지적하는 부분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그만큼 PD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연기적인 부분은 아쉬운 점이 있을 수 있지만, PD님을 따라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는 점은 만족스럽다”고 고백했다.
이날 방송하는 17회부터 정지훈은 극 초반의 악질 변호사로 돌아간다. 정지훈은 “저는 초반의 변호사 역을 쭉 하고 싶었는데, 착해져서 아쉬웠다. 오늘부로 다시 그 캐릭터로 돌아가 라시온(임지연), 구동택(곽시양)과 적대관계가 된다”며 “다각화된 이재상의 모습을 선보이는 날이라서 긴장된다”고 귀띔했다.
극 중 평행세계에서 정지훈과 부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임지연은 “모성애를 가진 역할 연기가 처음엔 쉽지 않았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며 “정지훈 씨와 딸 역할로 나오는 이수아 양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촬영 중 각목에 맞아 부상을 입은 곽시양은 “사고 당시 출혈이 심했지만, 제작진이 빠르게 대처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상처가 크지 않아 지장은 없다”며 웃었다.
지상파의 위기라는 인식 속에서 마지막 MBC 월화극을 연출하는 소감에 관해 김 PD는 “시청자 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고, 환경의 위기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지상파 감독으로서 힘든 부분이 있다. 다른 채널에 비해 심의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이 많다. 심의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작두타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 다만 그 안에서 차별성과 변별력을 가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후반부에선 작품이 그리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김 PD는 “극 후반부에는 인물들이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으며,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웰컴2라이프’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8시55분 방송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