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의사출신 국회이지만 울산의대 학장과 보건복지부 유전체연구센터장을 역임한 의사이자 연구자였습니다. 그런데 작금의 조국 후보자의 딸 논문 사태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치 못하겠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대국민 고발 언론 간담회’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조국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시절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신생아대상 유전자분석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대한민국 의학 역사상 가장 수치스런 사건입니다. 학자들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도 분개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별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 의원은 “황우석 사태 때에도 신뢰를 회복하는데 아주 오래 걸렸는데 이 사건은 사실 황우석 사태보다 더욱 심각한, 국제적 대형 망신이자 대한민국 생명과학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지금 단국대가 자체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었으나 장영표 교수가 출석하지 않아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의문입니다. 또한 대한병리학회지도 장영표교수의 소명을 기다려서 선물저자(gift author)인지 뇌물저자인지로 밝혀지면 논문을 취소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조국 후보의 딸이 사실상 논문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한 논란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제 말씀 드리려는 9가지 이유로 이 논문은 당장 병리학회지에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 논문을 배경으로 고려대에 입학했고 다시 그 경력을 배경으로 부산 의전원에 입학하였다면 조 후보자 딸의 의전원 입학도 취소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사람이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걸 맞는 훌륭한 의사가 될지? 의문입니다”라고 재차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논문의 대상인 신생아들의 혈액 채취는 ‘02~’04년에 이루어졌다는데 1991년 생인 후보자의 딸은 그때 나이가 불과 11살 이었으므로 연구에 관여 했을 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논문을 지원한 연구비는 2006년에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받았고 완성된 논문이 2008년 12월에 학회지에 제출되었는데 단국대 인턴을 2008년 방학에 했다, 즉 연구기획과 실험, 데이터 분석이 모두 끝난 후에 합류했는데 논문 제1저자가 되었다? 불가능 한 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고등학생이 2주 참여하고 논문을 쓸 수 있는 그런 수준의 연구가 아닙니다. 정상신생아와 뇌 손상으로 아픈 신생아 91명에 대한 의무기록 검토, 유전자분석실험, 통계분석, 등이 이 논문의 요지인데 2주짜리 인턴(차라리 견학이라고 불러야) 이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의전원 평균학점 1.13인 학생이 2주 안에 이런 엄청난 일을 했다고는 상상하기 힘듭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영어수정에 기여? 이 논문에 참고문헌 30개 모두 영어입니다, 그러면 이런 영어논문을 다 읽고 이해하고 연구를 수행한 교수가 영어실력이 모자라서 고등학생에게 영어로 논문 작성 또는 수정을 시켰다? 웃기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논문자체에 허위사실들이 포함되어있습니다. IRB란 뭐냐? 연구자가 제출한 연구계획서를 검토해서 연구 윤리에 맞는지, 연구 디자인은 제대로 되었는지를 심사하는 기구입니다. 이 IRB 통과 안되면 연구자체를 할 수 없는데 IRB 없이 연구했다. 그 자체가 매우 비윤리적이다. IRB 심사가 없었는데 논문에는 IRB를 통과하였다고 허위사실 기재. 제1저자가 박사학위 없는데 박사라고 허위사실 기재. 제1저자가 고교학생인데 대학연구소 소속이라고 허위기재. 부모동의서를 제대로 받았는지도 매우 의심스럽다. 그 이유는 신생아 혈액 채취는 2002~2004년에 이루어졌는데 연구재단으로부터의 연구비는 2006년에 받았다.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또한 원래 연구비를 받은 연구제목과 실제 논문의 제목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부분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엉뚱한 사람을 제1저자로 만든 것 이외에 이 논문이 우리사회에 끼친 해악은 다음과 같다”며 “대한민국 학술지의 수준을 추락시켜서 앞으로 대한민국 의학 및 생명공학 전문 학술지들이 SCI 국제학술지로 등재하는 데 나쁜 영향을 줄 것입니다. 국내 학술지가 SCI 에 등재되는 것은 학문 발전을 물론 국익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학술연구를 평가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황우석 사태로 우리나라 생명공학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얼마나 추락 했던가를 생각해보라. 이제 한국 연구자의 논문을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우려했다.
이어 “소중한 신생아들 91명의 피를 뽑아서 유전자 분석을 한 논문이 쓰레기로 전락해버렸다. 그 아이들에게 큰 죄를 지은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연구재단에서 연구비 받은 것도 부당하다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기회를 빼앗은 결과) 철저하고도 공정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며 우리 국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말씀 드렸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