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도 힘들고…” 백화점 업계, 점포 리뉴얼 승부수 띄웠다

“출점도 힘들고…” 백화점 업계, 점포 리뉴얼 승부수 띄웠다

기사승인 2019-09-04 03:00:00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주요 백화점들이 리뉴얼을 타개책으로 꺼내들고 있다. 불황과 규제 등 악조건에서 출점을 통한 확장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리뉴얼에 승부수를 거는 것. 이에 백화점들은 명품과 맛집 등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강화하고, 체험형 시설을 늘리는 등 각자의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신촌점, 미아점, 중동점 등 4개 점포의 리뉴얼작업을 진행 중이다. 점포별 공사비는 총 500억원 가량으로, 총면적은 6만2천337㎡ 규모에 이른다. 특히 압구정본점은 지하 2층 패션·잡화 매장을 시작으로, 지하 1층 리빙과 4층 남성·골프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새 단장한다.

신촌점과 중동점은 백화점의 주고객 층으로 부상 중인 ‘밀레니얼 세대’를 정조준 했다. 신촌점 영패션 전문관 유플렉스는 SNS 유명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MD(상품기획)가 어우러진 '밀레니얼 하우스'로, 중동점은 국내 최대의 스포츠 전문관을 갖춘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될 예정이다. 

미아점은 식품관과 식당가를 리뉴얼해 서울 동북부 ‘맛집 성지’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학생·신혼부부 등 20~30대를 겨냥한 '미니 가든' 콘셉트 레스토랑과 카페 공간도 꾸며 지역 내 랜드마크화할 계획이다. 이같은 ‘맛집’ 전략은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집객 수단으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생활 전문관을 리뉴얼하며 ‘리빙’ 분야 강화에 나섰다. 주52시간 시행에 맞춰 ‘워라벨’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집 꾸미기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커졌다는 것.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어릴 때부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세대가 성장한 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투자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신세계는 지난달 23일 생활 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동안 지하 1층 식품관 옆에 선보였던 생활 매장을 8층으로 옮겨 층 전체를 전문관으로 리뉴얼했다. 면적은 2배 넓어진 815평 규모다. 입점 브랜드 역시 71개로 늘어났다. 광주신세계 측은 ‘호남 1번지’에 걸맞은 다양한 MD 구성으로 집객력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명품을 꺼내들었다.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를 서울 갤러리아명품관에 이은 '제2의 명품관'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다. 자난 8월 식품관을 리뉴얼 오픈한데 이어, 프랑스 및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에 대한 입점 협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35개 점포들 중 가장 매출이 높은 본점을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본점은 과거 1979년 12월 '롯데쇼핑센터'로 개점한 이후 1988년, 2003년, 2005년에 걸쳐 외형 확장과 신규 브랜드 유치 등을 진행해 왔지만, 이처럼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022년까지 진행되는 리뉴얼은 올해 리빙관을 시작으로, 2020년 식품관, 2021년 여성·남성관, 2022년 해외패션관으로 4년간 진행된다. 

이처럼 주요 백화점들이 리뉴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출점이 사실상 멈춘 것과 연관이 깊다. 신규 출점에는 많은 투자비용과 상생 규제에 대한 부담이 따른다. 이외에도 온라인 트렌드로 오프라인 점포의 쇠퇴가 가속화하는 것도 출점이 멈춘 원인 중 하나다. 모험을 하기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업계의 판단이다.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뉴얼은 적은 투자로 고객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면서 “빠르게 바뀌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어 “리뉴얼이 진행된 점포에서 높은 집객력을 나타나는 등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리뉴얼에 대한 업계의 움직임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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