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땐 '장염' 환자가 최다..상처·두드러기·화상도 빈발

추석 연휴땐 '장염' 환자가 최다..상처·두드러기·화상도 빈발

기사승인 2019-09-13 05:00:00

가을 문턱을 완전히 넘기기 전 찾아온 추석. 온 가족이 한데 모이는 자리이다보니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환자도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작년에 발표한 2017년 추석 연휴 병원 이용현황에 따르면 장염 환자 수가 2만 689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어린이 환자도 31.5%를 차지했다. 그 외 ▲상처(2만134명) ▲두드러기(1만 6798명) ▲피부 내 염증(1만5094명) ▲화상(6768명) ▲열(5250명) ▲대상포진(4036명) ▲구토(2327명) ▲독액성 동물접촉 감염(2202명) ▲기도 이물(1174명) 순으로 나타났다.

주변 병원이나 약국이 대부분 문을 닫는 추석, 이러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또 미리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영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 추석, 장염 환자 최다..철저한 위생관리, 충분한 수분섭취

추석연휴 장염 예방의 지름길은 철저한 위생관리다. 성묘를 다녀오거나 외출을 하고 돌아온 경우에는 손 씻기가 필수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맨 손으로 음식 조리하는 것을 피하자. 황색포도상구균의 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절음식 및 조리도구는 다음과 같이 관리한다.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은 같이 보관하지 않기 △재가열한 음식이 또 남은 경우에는 쉽게 상할 수 있으니 과감히 버리기  ▲세균은 주로 섭씨 40~60도에서 번식하므로 음식 보관은 4도 이하에서, 조리는 60도 이상에서 하기 ▲상하기 쉬운 음식은 바로바로 냉장 보관하기 △기름기가 많이 묻은 행주는 틈틈이 빨아서 깨끗하게 사용하기 ▲도마에 음식물에 많이 묻은 경우 철저히 닦고 건조시킨 뒤 사용하기

장염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충분한 수액 공급으로, 대부분 물을 마시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양한 이온 음료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물에 비해 흡수가 잘 되므로 좋은 수액 제제이다. 지방 함유량이 높거나 양념을 많이 친 음식과 유제품은 설사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코코아, 콜라도 마찬가지이며, 술은 당연히 금해야 한다. 그리고 위장을 자극할 수 있는 신 음식, 과일, 찬 음식도 피하도록 한다.

장염에 걸리면 물조차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장염은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체내에서 수분이 많이 소실되는데 만약 수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장염으로 인한 설사는 매우 성가시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사제로 설사를 빨리 멈추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고열 및 혈변을 동반하지 않은 경한 장염에서는 대증적으로 지사제를 사용해볼 수 있으나 혈변이나 고열을 동반한 심한 장염에는 지사제를 사용할 경우 질병의 이환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또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되지 않는다. 따라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경한 증상의 장염이 있을 경우에는 부족해진 수분이나 영양소 등을 공급하는 게  우선적인 치료방법이다.

또한, 원인 미생물 종류에 따라 복통, 설사 같은 장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다양한데, 빠른 경우에는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고 2~3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특별한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치료 없이도 대부분 수일 내에 회복된다. 다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에게 즉각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심한 복통을 동반하면서 어지러워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경우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열이 나면서 어지럽고, 이러한 증세가 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변이나 토사물에 혈액이 보일 경우  ▲마비 증상이나 복시, 호흡곤란, 사지무력감 등의 증상이 보일 경우  ▲평소 간질환이 있거나 알코올 중독이 있는 사람이 어패류를 먹은 후 오한과 열이 나고 의식이 흐려질 경우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또, 심장, 신장, 간 질환 등과 같은 만성 질환을 갖고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항균제 처방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유아 및 노인에서 잘 낫지 않고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잘 관찰해 병원에 바로 내원해야 한다.

◇ 피나는 상처, 심장보다 높게 두고 깨끗한 천으로 지혈

추석 명절동안 새로운 공간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날카로운 가구에 베이기도 하고, 호기심에 새로 발견한 위험한 물건을 또래 친척들과 가지고 놀기 쉽다. 상처가 깊지 않은 경우 상처부위의 경한 압박으로도 출혈이 멈추는 경우가 많지만 상처가 깊다거나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119에 연락하거나 직접 병원에 내원하여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 전까지는 상처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거즈나 깨끗한 수건, 옷으로 감싸고 손가락이나 손으로 상처부위를 직접 압박한다.

또한 감싼 거즈, 수건, 옷 등이 피에 다 젖더라도 거즈나 천을 제거하지 말고 그 위에 덧대는 방식으로 압박하여 지혈하도록 한다. 이후 출혈이 멈췄거나 느려지면 넥타이나 끈 등으로 거즈 등을 고정하며 이때에는 너무 세게 고정하여 혈류를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 

◇ 음식물 알레르기가 있다면 음식 재료 확인 필수

추석 때는 음식을 잘못 먹고 급성 두드러기가 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두드러기 원인은 음식물 알레르기, 약물, 감염, 물리적 자극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중 음식물 알레르기란 정상인에게는 무해한 음식물을 특정인이 섭취했을 때, 그 음식물에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음식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음식물 알레르겐이라 하는데 대부분 단백질이 해당된다. 흔한 알레르기 유발 음식물로는 우유, 달걀, 땅콩, 조개, 어류 등이 있다.

음식물 알레르기로 인한 두드러기를 예방하려면 원인 음식물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친척집에 가서 명절 음식을 먹을 때 재료를 먼저 물어보자. 평소 먹지 않던 인스턴트식품을 다 같이 사 먹을 경우, 라벨을 확인하고 증상을 일으키는 물질이 있는지 살펴보자. 또 음식물 알레르기로 인해 심한 두드러기 증상을 경험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같은 음식물에 우연히 노출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요령을 익혀두자. 만약 명절날 음식을 먹다가 몸에 조금이라도 두드러기가 올라오면 음식물 섭취를 중단하고,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하여 대증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응급실에 내원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음식 만들다 데였다면, 흐르는 물로 응급조치부터  

달궈진 조리도구나 뜨거운 기름에 피부가 닿았을 때 어떻게 처치해야 할까? 가장 먼저 상처 부위를 흐르는 수돗물에 약 5-10분간 노출시켜 식힌다. 이를 통해 조직 깊숙이 상처 입는 것을 피할 수 있고 화상에 의한 통증이나 부종, 쇼크 등을 막을 수 있다. 이 때에 화상부위에 얼음이나 너무 차가운 물을 노출시키면 오히려 통증이 악화되거나 화상의 깊이가 깊어질 수 있기 때문에 피하도록 한다. 이후 화상 입은 부위가 붓기 전에 깨끗한 천으로 상처부위를 감싼다. 로션과 연고는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감염 위험이 있어 물집이나 벗겨진 피부는 제거하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향할 것을 권장한다.

뜨거운 이물질이 눈에 닿으면, 눈을 비비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에 눈을 대고 충분히 세척한다. 세척하여도 이물이 계속 있는 경우에는 손수건 혹은 수건으로 양쪽 눈을 가린 채 응급실로 향한다. 눈을 가림으로써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여 이물에 의한 각막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음식 목에 걸렸다면...기침 유도 후 ‘하임리히법’ 시행

재작년 추석 연휴에 기도 이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만 1천 명이 넘었다. 이중 어린이 환자는 4명 중 1명에 달할 만큼 많았다. 명절에는 송편 등 질긴 떡을 많이 먹는데, 씹는 기능이 약한 아이와 노인은 떡을 먹다가 목에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기도에 이물이 걸린 사람을 어떻게 처치해야 할까? 의식이 있으면 먼저 기침부터 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기침을 할 수 없을 만큼 위급한 상황이라면 뒤에 서서 허리를 팔로 감는다. 그런 다음 주먹 쥔 손을 명치 아래에 놓고 빠르게 위로 밀쳐 올린다. 기도에 걸린 이물이 입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도록 같은 동작을 여러 번 시행한다. 만약 의식이 없어졌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눕힌 다음 심폐소생술 시에 시행하는 가슴압박을 시행한다.

만약 1세 이하 영아라면 명치를 밀쳐 올리는 동작 대신 다른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 아이 얼굴이 아래로 향하도록 하고 손바닥으로 아이 어깨뼈 사이에 있는 등을 5회 정도 두드려 준다. 그리고 앞으로 돌려 가슴 한 가운데를 5회 압박한다. 이때 입안 이물질을 제거해 준다. 아이가 이물질을 삼켰을 때, 이물질을 잡으려고 하다간 자칫 안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따라서 손가락을 입안 측면으로 깊숙이 넣은 다음에 밖으로 훑어낸다. 이물질이 눈에 안보이거나 깊숙이 있으면 건드리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간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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