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 이후, 여가부는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문재인 정부 들어 세 번째 여가부 장관. 정현백-진선미 전 장관을 이은 이 신임 장관을 향한 바람의 목소리가 높다. 관련해 지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의 인사청문회 당시 문재인 정부 3년간 여가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세 번이나 반복됐다는 지적은 정부나 관계 부처에도 뼈아픈 지적일 터다.
비동의 범죄영상 촬영 및 배포 등 디지털 성범죄,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위력에 의한 여성 성폭력 근절 방안 등 앞선 장관 재임 기간 동안 굵직한 여성 관련 사건이 계속 터져 나왔다. 때문에 전임 장관들이 당시 해결 방안 마련에 골몰했다면, 이 신임 장관은 그렇게 마련된 대책을 심화, 발전시켜야 할 책무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는 훨씬 어렵고 까다로운 작업이다.
다시금 인사청문회를 복기해보자면, 이 장관에게 여야 여가위원들이 공통적으로 주문한 것은 현재의 여가부의 위상을 어떻게 높일 작정이냐는 것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여가부는 중앙 정부 부처 중 이상하리만치 예산과 권한이 적다.
돈이 없다보니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대 혹은 지속하기 어렵다. 주요 사업을 진행해도 주관부서는 일상적인 인력 부족 현상을 겪는다. 어렵사리 성과를 내면 본전이고, 그렇지 않으면 여가부 전체가 싸잡아 욕을 먹는다. 타 부처의 몇 곱절 많은 비판에 구성원도 지치고, 정책 수혜 당사자도 지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법무부, 행정안전부와 겹치는 정책이 많다보니 소관부처는 여가부이지만, 실력을 행사하려면 협조 요청에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기 마련. 국회 여가위원들이 “강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러한 여가부의 처지 때문이다.
때문에 이 신임 장관은 ‘강한 여가부’의 선언을 공식화해야 한다. 여가부가 주관해 여성, 청소년에 대한 각 부처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정무적 감각을 장관이 적극 발휘해야 한다. 여성문제 해결에 공감하는 이들은 많지만, 정책과 예산을 끌어오기 위해 이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작심 발언도 던지고, 국회의 도움도 적극 이끌어내야 한다.
현재 여가부가 필요로 하는 수장은 ‘친절한’ 장관이 아닌, ‘강력한’ 장관이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