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Continental)社가 공급한 자동차 부품에서 납 성분이 함유기준을 초과해 정부가 국산차와 수입차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특히 콘티넨탈 측은 이러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환경부는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Continental)에서 공급한 전자소자 등 자동차 부품이 납 함유기준을 초과했으며 해당 부품이 장착된 차종을 확인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관련 콘티넨탈은 자동차 재활용을 촉진하고, 폐차 과정에서의 유해물질 환경 노출을 예방하기 위한 규정인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의 납 기준 초과 사실을 환경부에 인정했다. 또 콘티넨탈은 자사의 납 기준을 초과한 부품이 국산차뿐만 아니라 수입차량에도 상당수 장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국과 유럽연합의 납 기준은 동일하며, 물리적 분리가 불가능한 동일물질 내에서 함유량이 0.1% 이상인 납을 초과한 부품을 공급해서는 안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8월9일 독일 언론지 빌트 암 존탁(Bild am sonntag)이 최초로 콘티넨탈의 납 스캔들을 보도했다. 기사 보도 당일 콘티넨탈社는 위법 사실을 인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납품계약 관계에 있는 자동차 업계에 해당사실을 통보했다.

이어 지난 8월16일자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콘티넨탈에서 통보받은 내용을 환경부에 전달했다. 이어 8월21일 환경부는 콘티넨탈 측에 관련 환경기준 초과 여부 확인 및 위반 관련 세부자료 제출 요청했으며, 지난달 26일 콘티넨탈은 환경부에 납 기준 초과를 인정하는 내용의 문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콘티넨탈 부품이 장착된 국산차 및 수입차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콘티넨탈의 납 기준 초과 부품에 대해 조사하고, 다른 자동차 부품에도 유사한 위반 건이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콘티넨탈에서 공급한 부품이 다수의 차량에 장착돼 있어 10월까지는 영향을 받은 세부 차종을 확인한다. 이어 올해 말까지 콘티넨탈 부품에 대한 성분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콘티넨탈 부품의 제작 및 납품 경로를 조사해 다른 자동차 부품 업체에도 유사한 위반 건이 있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콘티넨탈의 위반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적법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자동차 내 부품의 유해물질 기준이 초과되는 경우 위반 차종별로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최종 과태료 부과 금액은 콘티넨탈과 자동차 제작사가 기준 초과를 인정한 위반 차종과 환경부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된 차종을 합쳐 확정된다.

환경부는 콘티넨탈의 납 기준 초과 부품의 인체영향 여부에 대해서도 검증한다. 콘티넨탈은 전자소자 등에 함유된 납은 밀폐된 상태로 자동차에 장착돼 신체접촉 가능성이 낮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 함유량 자체가 극미량인 관계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콘티넨탈의 의견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전문 연구기관을 통해 검증할 계획이다.

한편, 콘티넨탈은 지난 6월 해당 사건을 니더작센주 환경당국에 최초로 보고했으나 현재는 연방교통환경청(KBA)에서 사안을 조사 중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독일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보도자료 배포 등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었다.

환경부는 콘티넨탈 관련 동향을 주독일대사관 등을 통해 확인 중이며, 콘티넨탈 측이 자사 제품의 기준 위반에 대해 자발적으로 환경당국에 신고한 상황으로 향후 정부의 조치에 충실히 따르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콘티넨탈은 환경부와 위반 부품이 장착된 차종을 확인하는 절차에 협조하고, 과태료 등 국내법에 규정된 처벌절차를 따를 것이며 기타 후속조치와 관련해서는 독일 및 한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