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대한민국 최고의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고함을 지르고 모욕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독립운동가 허위 선생의 이름으로 지은 광장과 누각을 동네 명칭으로 바꾼 데 반발해 허위 선생 친손자 허경성(93)씨 부부는 20일 구미시청 정문 앞에서 2인 시위를 벌였다.
갈등은 허씨 부부와 장 시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더 커졌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허씨 부부와 구미시 관계자는 시장 접견실에서 면담을 했고, 이 과정에서 장 시장은 잠시 접견실에 들어와 고성을 질렀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장 시장은 "우리 할배(할아버지)는 독립운동해도 산소도 없다. 이만큼 신경 써 해준다고 했는데…"라며 샷대질과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허씨 부인도 이에 맞서 장 시장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허씨 부인은 장 시장과 말다툼 후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았다.
일부에서는 이 과정에서 장 시장이 허씨 부부를 향해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영상으로는 확인이 되지 않고있다.
앞서 한국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은 사업비 58억원을 들여 구미시 산동면 신당리 국가산업 4단지 안에 3만㎡ 규모의 물빛공원을 조성했다. 공원안에 8000㎡ 규모의 광장과 누각을 짓고 왕산광장과 왕산루로 이름지은 뒤 공사를 마무리짓고 구미시에 공원시설물을 기부하고 운영권도 넘겨줬다.
그러나 구미시는 남유진 전 시장 때 주민공청회 등을 열어 광장과 누각의 명칭을 허위 선생의 호인 왕산으로 결정한 사안을 지역 명칭으로 바꿔 물빛공원을 산동공원으로, 왕산광장을 산동광장으로, 왕산루를 산동루로 변경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관계자는 "구미의 역사성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왕산 선생의 이름을 따 지었는데 이를 바꿨다"며 "주민공청회로 결정한 사안을 장 시장과 일부 주민 의견을 이유로 바꾼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시 측은 “공원 주변에 사는 일부 주민들의 진정에 따라 명칭에서 왕산을 빼고 지역 이름인 산동을 붙였다"고 해명했다.
구미=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