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격 폭락으로 시름에 빠진 농민들을 위해 장수군이 사과 팔아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은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불만을 터뜨리고 나섰다.
장수사과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장수군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사과가격 폭락에 장수군의 소극적인 행정을 비판하고 농가 생산비 보전 지원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장수지역 사과재배 농가들이 참여한 비대위는 “사과가격 폭락으로 생산비도 건질 수 없는 처지에 놓여 군청 앞에 사과박스를 쌓아두고 행정에 해결 방안을 요구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농민들은 “추석을 앞두고 계속된 강우와 태풍의 북상으로 수확을 놓친 농가에서 출하 물량이 일시적으로 쏟아지면서 사과값이 폭락해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고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장수군이 지역 사과농가에서 출하한 물량을 전량 판매할 계획으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행정력을 집중해 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농민들은 경매시장에서 사과 한 상자에 2,000~4,000원에 거래될 정도로 폭락한 현실에서 농민들은 빚더미를 껴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며 현식적인 지원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장수사과 재배 농민 C 씨는 “1천500주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데 추석 전에 70%는 수확하고, 30%는 추석명절이 지나서야 수확했는데, 사과값도 폭락하고 판로도 없어 400상자를 저온저장고에 넣어 뒀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또 “지금으로서는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경매에 나가봐야 제값도 못 받고 계속 갖고 있을 수도 없다”면서 “싼 값에라도 다 팔아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영농비도 나오지 않고 걱정이다”고도 했다.
이처럼 사과가격이 폭락한 데는 장수지역 사과재배 농가 900여곳 중 542농가에서 가을사과인 ‘홍로’를 재배해 추석명절에 집중 출하하는데, 올해는 때 이른 추석에 가을장마가 겹치면서 수확기를 놓쳐 명절이 지나서야 본격 출하가 이뤄져 경매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올해는 사과재배도 풍작을 거둬 장수지역 홍로 생산량은 지난해 1만1425톤보다 35% 증가한 1만7577톤이 쏟아져 나와 사과가격 폭락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과 재배 농가를 위한 총력 마케팅에 나선 장수군과 함께 전북도 역시 사과 가격하락 종합대책을 본격 추진한다.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사과의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7%가 증가한 40만7000톤으로, 현재 가격은 전년대비 49.6%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도는 대형 유통점을 통해 소비 촉진에 나섰다. 이마트, 롯데마트, 농협유통 등을 통해 약 85톤을 소비를 이끌어 낼 방침이다.
또한 신선 농산물의 수매·저장 등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전북도의 농림수산발전기금을 활용해 100억원 규모의 사과 수매·저장을 위한 정책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장수=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