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경증질환으로 이용하면 비용부담 증가해야

대형병원, 경증질환으로 이용하면 비용부담 증가해야

기사승인 2019-10-07 14:08:16

건보공단, 2019년도 제1차 정례조사 결과발표

대형병원을 경증질환으로 이용 시 비용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30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만 19세 이상~만 59세 이하는 웹조사로, 만 60세 이상은 대면면접조사로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8%p이다.

2019년도 제1차 정례조사 결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3,0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감기와 같은 경증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이용하면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대학병원에 가든 동네의원에 가든 동일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0.1%, ‘대학병원을 이용하는 사람이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70.8%로 세 배 이상 많았으며, “잘 모르겠다”고 판단을 유보한 응답은 9.0%이다.

경증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이용하면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0대에서 50대로 올라갈수록(20대 51.4%, 30대 67.1%, 40대 75.8%, 50대 81.8%), 거주 지역 규모가 클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고졸 이하 68.5%, 대학재학/대졸 이상 73.9%), 가구소득(200만원 이하 65.8%, 201만원 이상~300만원 이하 69.9%, 301만원 이상~500만원 이하 70.3%, 501만원 이상 79.1%)이 많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경증질환으로 대학병원을 가든 동네의원을 가든 동일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50대에서 20대로 내려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20대(31.1%)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또 이번 조사에서 의료기관 이용 동기를 조사한 결과, 의료기관 이용자 10명 중 6명은 의학적 권유 또는 중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했기에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했다고 답해, 국민 과반 이상은 의학적 필요성에 근거해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명 중 3명은 의학적 소견은 없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고 싶어서 이용했거나, 동네의원이나 중소병원을 믿을 수 없어서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조사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1년 이내(2018년 8월부터 2019년 7월까지)에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기 위해 한 번 이라도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10명 중 9명에 해당하는 92.1%가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한 번도 이용한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7.9%에 불과했다.

의료이용경험이 있다는 응답자(n=2,828)에게 최근 1년 이내 한번이라도 이용한 의료기관을 물어본 결과, 1위는 ‘동네의원’(85.3%)이었으며, ‘치과의원・치과병원’이 56.3%, ‘병원・종합병원’은 48.0%, ‘한의원・한방병원’은 33.8%,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 등’은 19.6%를 차지했다.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했다는 응답은 16.0%로 나타났다(복수응답).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했다는 응답자(n=453)에게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동네의원이나 중소병원 의사의 의학적 권유’가 34.2%로 1위를 차지했고,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큰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해서’라는 이유는 25.8%로 2위로 나타나, 최근 1년간 상급종합병원 이용자 10명 중 6명은 의학적 권유나 중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했기에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평소 아픈 곳이 있었는데 비용이 부담되어 못 받던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으려고’는 5.1%로 조사됐다.

그러나 ‘의학적 소견은 없었으나,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고 싶어서’가 16.8%, ‘동네의원이나 중소병원을 믿을 수가 없어서’라는 이유도 11.0%로 나타나고, ‘의료비가 낮아져서 경증질환임에도 이왕에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으려고’도 1.8%를 차지해, 질병의 경중에 관계없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보장성 강화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건보공단측은 밝혔다. 

최근 1년 이내 의료이용량이 증가했는지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 3070명 중 55.7%가 1년 전과 비슷하게 이용했다고 답해, 국민 과반 이상은 본인의 의료이용량에 큰 변화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지난 1년 대비 의료이용이 늘어났다는 응답자는 전체 조사대상자의 27.1%로, 의료이용량이 늘어난 이유를 물어본 결과(n=960), ‘없었던 질병이 생겨서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으려고’라는 응답이 76.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외 ‘평소 아픈 곳이 있었으나 비용이 부담되어 못 받던 치료나 검사・검진 비용이 낮아져서’는 9.6%로 나타났고, ‘특별히 아프지는 않지만 건강관리에 더 신경 쓰려고’는 7.6%였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으나 의료비가 낮아져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아보려고’는 4.8%였다.

한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환자가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의 절반 가까운 49.8%가 보장성 강화정책이 시행되어 그동안 비용부담으로 받지 못한 중증질환 치료받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시행으로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환자가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국민들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조사한 결과, “비용이 부담되어 못 받았던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는 긍정평가가 49.8%로 나타나, “경증질환에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는 부정평가 37.6%보다 12.2%p 더 높았다. “잘 모르겠다”고 판단을 유보한 응답은 12.6%를 차지했다.

긍정평가가 과반을 넘긴 응답층을 살펴보면, 성별로는 여성(52.1%)이, 연령대는 30대(53.7%), 40대(51.9%), 50대(50.8%)에서 높았다. 지역은 ‘서울’(52.5%), ‘광주·전라·제주’(52.3%), ‘대전·충청·세종’(50.5%)에서, 지역규모는 읍면(54.0%), 대도시(50.4%)에서 긍정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국민들의 의료 이용 현황과 이용 동기 등을 토대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료이용 경향을 분석하고, 현재 건강보험제도와 관련한 정책 이슈에 대한 국민여론을 수렴해, 향후 건강보험제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