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 맞아 농민 괴롭히는 ‘농부증’을 아시나요?

수확철 맞아 농민 괴롭히는 ‘농부증’을 아시나요?

기사승인 2019-10-15 13:03:40

가을 수확 철이 다가오면 농사일로 일손이 더욱 바빠지면서 무릎과 허리 등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정신적, 육체적 증후군을 통틀어 ‘농부증’이라고 일컫는다. 오랫동안 농사일을 해 온 중년 이후의 농민에게 주로 나타나는 신체 증상으로 요통, 손발 저림, 소화불량, 고혈압, 수면장애 등이 포함되는데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2018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업인의 80.9%가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척추는 완만한 S자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척추가 직선이 되거나 반S자형이 되고, 허리에 압력이 가해진다. 농작물을 수확할 때 허리를 숙여 일을 하고, 웅크린 자세를 유지하거나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척추에 부담을 주는 자세들이다. 허리 부담이 커지면 척추 뼈의 불안정성을 높여 척추 부상으로 이어지거나 질환이 악화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농사일을 하는 어르신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척추 질환 중 하나는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이 지나는 척추간공 등의 신경통로가 좁아져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걸을 때 다리나 엉덩이가 저리고 아픈 통증이 나타나며, 오래 걷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확한 농작물을 한꺼번에 들어 옮기는 것도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 번에 무거운 양을 옮기기보다 여러 명이 같이 나누거나 조금씩 옮기도록 한다. 또 바닥에 있는 농작물을 들 때는 바로 들어 올리지 말고 다리를 굽혀 앉아서 들어 올리는 것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작업을 할 때는 틈틈이 허리를 자주 펴주고 좌우로 돌려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노화로 인해 척추가 약해진 상태에서 허리를 무리해서 사용하게 되면 척추질환이 발생하거나 심해지기 때문에 하루의 작업량을 조절하고 평소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목동힘찬병원 윤기성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곧게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숙이면 신경통로가 넓어지면서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리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굳이 수술할 필요는 없지만, 통증이 심해 허리를 펴기가 힘들거나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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