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적 저가항공사(LCC)를 접근이 불편한 탑승동에 배치하는 내용을 담은 ‘4단계 항공사 재배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공개 연구용역인 ‘항공사 배치기준 수립 및 최적배치안 도출용역’에 따르면, 터미널에서 셔틀트레인을 타야만 갈 수 있는 탑승동에 국내 저가항공사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을 배치하는 방안이 종합평가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결과대로 항공사 배치가 이루어지면, 국적 저가항공사 주 고객인 내국인 여객이 불편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천공항공사의 비공개 연구용역 결과, 총 10가지의 대안 중에 국내 저가항공사인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해외 저가항공사를 탑승동에 배치하는 방안이 종합평가 1등 대안으로 선정되었다. 국적 저가항공사의 탑승동 배치 시 내국인 불편이 가중되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승여객의 편의 및 외항사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저가항공사를 탑승동에 배치하는 계획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접근이 불편한 탑승동을 저가항공사 전용 터미널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인천공항의 LCC 탑승동 배치 계획에 따라 2028년 연간 1억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하면, 연간 최대 2000만 명이 터미널에서 비행기를 탑승하지 못하고, 탑승동까지 열차로 이동해야 한다. 현재 인천공항은 4단계 건설사업의 실시 설계 중으로, 현재 검토한 항공기 배치방안에 따라 실시설계에 반영되어 건축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의 계획에 따르면, 대형항공사 항공권을 구입한 사람은 편히 탑승하고, 저가항공사 항공권을 구입한 사람은 불편한 탑승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항공권에 포함된 공항이용료는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 모두 1만7000원으로 동일하다. 국적 저가항공사를 교통이 불편한 탑승동에 몰아넣는 것은 ‘동일요금, 동일서비스’ 원칙에도 어긋난다.
인천공항이 내국인에게 불리한 항공사 배치를 추진하는 가운데, 해외공항들은 국적 항공사 위주로 게이트를 배치하고 있다. 일본의 나리타 공항과 간사이 공항은 승객의 접근이 용이한 게이트에 국적 항공사를 우선 배정하고 있다. 대만도 타오이완, 송산, 카오슝 공항은 국적사인 에바항공에 대해 게이트를 우선 배치하고 있다. 필리핀과 홍콩 등 주변 국가 공항들도 국적 항공사에게 접근성이 용이한 터미널을 제공하고 있다.
윤호중 의원은 “현재 국적 저가항공사의 인천공항 점유율이 28% 수준이지만, 2026년이면 국적 저가항공사의 점유율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국적 저가항공사를 접근성이 낮은 탑승동에 배치하는 것은 불합리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