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람보 : 라스트 워’ 복수도 전쟁으로 만드는 람보의 마지막 전투

[쿡리뷰] ‘람보 : 라스트 워’ 복수도 전쟁으로 만드는 람보의 마지막 전투

‘람보 : 라스트 워’ 복수도 전쟁으로 만드는 람보의 마지막 전투

기사승인 2019-10-22 00:00:00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한 명의 캐릭터를 한 명의 배우가 맡은 액션 시리즈는 없었다. 11년 만에 다섯 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영화 ‘람보 : 라스트 워’(감독 애드리언 그런버그)는 1983년 개봉한 ‘람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36년 전 개봉한 ‘람보’ 1편에서 30대 후반의 나이로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인 존 람보를 연기했던 할리우드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은 이제 70대 초반의 노인이 됐다. 그렇다고 액션의 강도가 약해졌을 거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존 람보(실베스터 스탤론)는 젊은 시절 전쟁터에서 몸소 익힌 갖가지 살인 기술을 발휘하며 마지막 힘을 쥐어짜듯 자신이 만든 전장을 휘젓고 다닌다. 

‘람보 : 라스트 워’는 고향인 애리조나에서 말을 키우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존 람보가 딸처럼 여긴 가브리엘라(이벳 몬레알)의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어린 시절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존의 반대에도 멕시코를 찾은 가브리엘라는 낯선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는다. 집에 돌아오지 않는 가브리엘라를 찾아 나선 존은 그녀가 멕시코 카르텔에게 붙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되찾기 위해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람보 : 라스트 워’는 개인이 겪는 사적인 복수를 위해 전쟁을 소환한다. 이렇게까지 스케일이 커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판이 커진다. 영화는 그 과정을 이해시키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해 람보의 분노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람보의 전쟁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도구처럼 희생시켰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듯, 영화는 더 극적이고 과장된 인물과 상황을 표현한다. 마치 ‘이건 영화 속 이야기’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그 결과 ‘람보 : 라스트 워’는 요즘 극장에서 보기 드문 독하고 잔인한 액션 영화가 됐다. ‘존 윅’ 시리즈처럼 화려하고 멋진 영상미를 보여주는 액션도, ‘본’ 시리즈처럼 간결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액션도 아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를 또 헤집어 상대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마지막 30여분 동안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작은 전쟁을 압축해놓은 것처럼 람보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그 방법도 총, 칼, 활, 지뢰, 폭탄 등 가지각색이다. 지형지물을 이용한 은신과 함정 등 공격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영화 ‘테이큰’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익숙한 구조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람보 : 라스트 워’는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존 람보에게 다시 총, 칼을 쥐어주기 위해 공을 들인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 공허한 존의 전쟁은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긴 시간 전쟁의 본질을 들여다보려 했던 시리즈와 맥락을 같이 한다.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람보의 일대기를 요약한 영상은 오랜 팬들의 추억을 소환한다. 2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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