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남일 아니네…” 유통업계 전반 ‘인사 칼바람’ 몰아칠까

“이마트, 남일 아니네…” 유통업계 전반 ‘인사 칼바람’ 몰아칠까

기사승인 2019-10-23 03:00:00

이마트가 고강도 쇄신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 같은 인사 칼바람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가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변수로 위기 상항에 처해 있는데다, 올해 성적표 역시 좋지 않아 인적 쇄신에 대한 긴장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마트 인사를 두고 ‘남 일이 아니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신세계그룹은 정기 인사와 분리해 이마트 인사를 한 달 이상 앞당겨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이마트가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新이마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강한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갑수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를 영입했다. 이마트가 외부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26년 만에 처음이다. 이외에도 부사장, 상무, 상무보 등 11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사실상 세대교체를 위한 전면 쇄신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부문 및 전략실에 대한 정기인사는 예년과 같이 12월 초에 단행할 계획이다. 7년째 신세계 대표로 재직하며 업계 최장수 CEO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사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명품 판매 비중이 높아 백화점 사업부문은 선전했지만, 면세점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그룹도 통상 12월에 단행하던 임원 인사를 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며 오너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진 만큼, 연말 인사를 통해 경영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롯데는 이미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4명의 비즈니스유닛(BU)장(부회장) 중 화학과 식품 등 두 곳의 BU장을 교체한 바 있다. 

올해는 유통과 호텔ㆍ서비스 중 한두 곳이 교체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원준 유통 BU장(부회장)의 유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의 여파로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마트·슈퍼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올 상반기 각각 150억원, 37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 3분기에는 마트, 슈퍼, 백화점 등 전 채널에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하이마트도 3분기 영업이익이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역시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지난해 신동빈 회장의 두터운 신임 덕에 공식 임기가 2021년까지 연장된 상황이지만, 재작년 ‘갑질 논란’에 휘말린 전력과 계속된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올해 주요 유통사에서 대대적인 임원 교체 및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라며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인사와 조직 개편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적과 미래 성장성을 키워드로 과감히 메스를 들이 댈 것”이라며 “옷을 벗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라고 귀띔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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