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를 향한 시선이 싸늘하다. 이제는 스스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는 ‘코리안 메시’라는 별명을 받으며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후베닐A까지 진출한 그는 2017년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했다.
이승우는 베로나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2시즌 동안 2골에 그쳤다. 주전 자리마저 불투명해진 그는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벨기에의 신트 트라위던으로 팀을 옮겼다.
빅리그 도전을 포기하고 하부리그를 택한 이승우의 결정에 의아한 시선도 많았지만, 꾸준한 경기 출전을 위한 이적 감행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벨기에에서 이승우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적한 지 두 달이 다 돼가는데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리그 수준은 낮아졌는데 출전 기회조차 잡지도 못했다. 심지어 그를 향한 잡음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태도 논란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전부터 불성실한 훈련 태도로 지적받은 이승우다. 대표팀 선배들은 몇 차례 이승우가 불량한 태도를 고쳐야 한다고 직언했으나, 그는 무관심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벨기에 언론까지 나서 그에게 강도 높은 비판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 벨기에 언론 보에트발 벨기에는 “이승우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훈련 도중 돌려보내졌다”며 “과거에 갇혀있는 느낌을 준다. 다른 말로 하면 스타 의식이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이라고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벨기에 언론의 말대로 과거의 영광에 매몰돼 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벨기에 리그는 이승우가 이전에 겪었던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비하면 수준이 낮다. 애당초 벨기에 리그는 이승우가 원한 무대가 아니라고 알려졌다.
이승우가 안일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과거 이승우처럼 촉망 받는 많은 유망주들이 프로 무대에서 제대로 적응하지도 못한 채 자취를 감춘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승우도 이러한 길을 겪을까 심히 걱정된다.
가뜩이나 이승우의 신체 조건은 프로에서 뛰기엔 경쟁력이 부족하다. 신체적인 우위가 없으면 피나는 노력을 통해 기술이라도 습득해야 하는데, 들리는 얘기는 온통 부정적인 것들 뿐이다. 특별한 강점을 갖추지 못한다면 프로 세계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승우의 현재 상황은 바르셀로나 유스를 같이 경험한 백승호와 대조된다.
백승호는 이승우와 같은 시기에 스페인의 지로나로 떠났다. 이후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 독일 2부리그 다름슈타트로 이적했다. 다름슈타트에서 주전을 확보한 백승호는 국가대표팀 미드필더로도 활약 중이다.
반면 이승우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시작된 9월부터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전부터 벤투 감독의 전술과 부합하지 않은 이승우는 소속팀에서 출전하지 못하면서 외면 받고 있다. ‘대표팀의 아이돌’이라 불렸지만 대표팀에서 그가 설 자리는 더 이상 없어 보인다.
이승우 스스로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행보를 반복한다면 추억의 선수로만 기억될지도 모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