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양학근린공원 민간공원 조성사업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주민 간 찬반 양론이 심화된 상황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마저 사실상 파행으로 막을 내려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2일 대이동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양학근린공원 민간공원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하지만 시작부터 반대 주민들의 질책성 질문이 잇따르면서 설명회 취지를 무색케했다.
급기야 설명회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끝나 헛힘만 쓴 꼴이 됐다.
반대 주민들은 공원 명칭, 아파트 건설, 학군, 진입도로 등을 문제삼았다.
일부 주민들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송곳 질의를 펼쳐 답변에 나선 공무원들의 진땀을 흘리게 했다.
◇이강덕 시장은 응답하라
한 주민은 "행복아파트, 중앙하이트 아파트 주민들이 이강덕 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3달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숲이 우선"이라며 "난개발지역 15%를 우선 매입하라"고 제안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다른 주민은 "가뜩이나 미분양된 아파트가 많은데 굳이 사업 부지에 아파트를 지을 필요가 있냐"고 따져물었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상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비공원부지 20%내에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사업 부지 사들여야
논란의 불씨는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포스코가 강제소환(?)된 것이다.
60대 남성이 SK(주)가 1000억원을 투자해 울산대공원을 조성한 예를 들며 "포스코가 사업부지를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어 포스코의 역할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제대로 된 설명부터 듣자
지리한 질의·응답이 이어지자 "포항시의 설명부터 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지주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한 주민은 "이번 사업 내용을 몰라 설명을 들으러 왔다"면서 "설명부터 듣고 질의·응답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질문한 주민들은 사업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라고 꼬집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찬반 양론에다 주민설명회마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포항시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포항시는 2020년 7월 정부의 도시공원일몰제 적용에 따라 양학근린공원 94만2000여㎡(공원시설부지 75만3000여㎡, 비공원시설부지 18만8000여㎡)를 민간에 맡겨 공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