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군기무사령부의 ‘2017년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 작성 과정에서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루됐음에도 검찰이 이를 덮었다는 의혹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현 검찰총장이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책임이 없다, 보고받지도 못했다고 해서 불기소 이유통지서를 통째로 공개했다”면서 “계엄령 문건이 VIP 관심 사안, 특명 사안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고위공무원인 윤 총장이 보고받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게 저희 판단이다. 본인이 보고체계 라인에 있지 않았다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윤 총장은 확인해보겠다, 확인해서 재수사나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재수사할 의향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책임 있는 고위공무원 자세”라며 “지금 같은 변명은 국민들로부터 사법 불신과 검찰 불신을 더 쌓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검찰이 “결정문의 검사장, 차장검사 결재란이 사선으로 폐쇄되어 있는데, 이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검사장과 차장검사의 결재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군인권센터가 해당 결재란의 사선을 지운 결정문을 공개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센터는 반박했다.
임 소장은 “검찰이 명백히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저희가 사선에 화이트를 칠했거나 조작하려면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검찰이 오히려 지금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 소장은 “검찰이 왜 거짓말을 하는지 저희도 모른다”면서 “저희는 처분서 떼 준 것을 그대로 공개한 것뿐인데 모르겠다. 처분서를 참여연대하고 군인권센터가 공유하고 있는 건데 그러면 이 사선을 지웠다는 게 법무법인 이공에서 지웠거나 참여연대에서 지웠거나 군인권센터에서 지웠다는 얘기인데 그건 맞지 않는 얘기”라고 짚었다.
임 소장은 “지금 검찰에서 이야기하는 프레임이 조선일보와 한국당과 똑같다”면서 “처음에 저희가 원본 문건이라고 공개한 것에 오타가 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는데 이 논리와 마찬가지로 ‘메신저에 대한 흠집내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일각에서는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문건 표지에 오타가 발견됐다면서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문건에 제보자의 신원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표시가 다수 기재돼 있어 원문을 필사해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오타가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합수단은 지난해 11월 계엄령 문건 수사와 관련해 내란음모 피의자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기소 중지했다. 미국으로 도피해 소재를 알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또한 박 전 대통령, 황 대표,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조 전 사령관의 '윗선' 8명은 참고인중지 처분을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