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구당 통신료 부담은 10만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기기값을 포함할 경우 가구당 지출하는 금액은 13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홀쭉한 지갑 사정에 높은 통신료는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가계의 통신료 부담을 줄일 방안이 정부의 규제샌드 박스를 통해 출시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Liiv M(리브모바일)’ 론칭행사를 개최했다. 리브모바일은 알뜰폰 서비스로 국민은행이 정부의 규제 특례를 받아 선보인 서비스다. 이날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음주부터 일반고객 가입이 진행된다.

정부가 KB국민은행에 특례를 적용해 알뜰폰 판매를 허용한 것은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통신비 인하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공익적 측면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공개된 리브모바일 요금제를 보면 할인 혜택을 모두 받을 경우 LTE는 월 데이터 6GB까지 이용료 0원에 사용이 가능하다. 11GB+무제한(3MB)도 월 7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5G 역시 월 180GB+무제한(10MB)의 경우 월 2만9000원, 9GB+무제한(1MB)의 경우 월 7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이같은 낮은 통신료 요금은 고소득층 보다 저소득층의 통신료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저소득층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평소 통신비에 부담이 높았던 이들을 중심으로 가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 이처럼 낮은 가격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알뜰폰 사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 보다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KB국민은행은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대가로 고객의 통신비를 지원해 주는 셈이다.

KB국민은행의 할인 요건을 보면 이러한 의도가 잘 드러난다. 리브모바일은 기본적으로 카드결합을 통해 최대 1만5000원의 할인을 제공한다. 여기에 ▲급여이체 또는 4대 연금 입금(월 5500원) ▲KB카드 신용·체크 결제금액 출금(월 2200원) ▲아파트 관리비 이체(월 5500원) ▲친구 결합(최대 월 6600원) ▲제휴기관 직원할인(월 5500원) 등에 따라 최대 2만2000원이 추가로 할인된다. 총 3만7000원까지 KB국민은행 이용 여부에 따라 할인이 제공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KB국민은행 미이용 고객이라고 해서 이번 규제 특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은 개통월을 포함해 6개월 간은 금융거래 실적에 관계없이 월 1만3200원의 통신요금을 기본적으로 할인해 주기로 했다. 또 KB국민카드로 통신요금을 결제할 경우 최초 1회에 한하여 5000원의 청구할인도 제공한다. 

한편 금융당국은 규제샌드 박스를 통해 KB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과 같은 공익에 도움이 되는 과제를 꾸준히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의 심사에서 공익에 도움이 되는 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앞으로도 공익에 도움이되는 혁심금융서비스를 꾸준히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