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 한국이 60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방위비 부담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의 연설문비서관이었던 가이 스노드그래스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신간 ‘선을 지키며: 매티스 장관 당시 트럼프 펜타곤의 내부’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한국, 일본, 독일 등에서 미국을 철수할 수 있는지 당시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질문했다.
이에 미 외교안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브리핑 전략을 짜는 회의에서 틸러슨 당시 장관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계를 평가하는 12개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그 기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기준에 따르면 ‘한국이 최악’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듬해 1월 두 번째 국방부 브리핑에서 매티스 당시 장관이 해외 주둔 미군은 안보를 지키는 ‘이불’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자 “그건 손해 보는 거래라고! (한국이) 주한 미군에 대해 1년에 600억달러(약 70조원)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인 거지”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나 마찬가지”라며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 이것은 여러 해에 걸쳐 만들어진 하나의 큰 괴물”이라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독일, 한국…이들 동맹은 어느 누구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특히 한국은 우리를 심하게 이용해온 나라(a major abuser)”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과 조율되지 않은 돌출발언을 수차례 했다는 뒷이야기도 담겼다. 스노드그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해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무방비로 꼼짝없이 ‘당했다’고 썼다.
또 지난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 역시 백악관 연설문 초안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드그래스는 “마지막 순간에 도발적 어휘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