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이르면 올해 안으로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는 알뜰폰 요금지원 서비스를 출시한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를 통해 충성고객 확보에 나서자 KEB하나은행이 즉각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서울시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SK텔레콤, SK텔링크와 ‘디지털 기반의 금융·통신 혁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목할 부분은 협력 대상에 ‘SK텔링크의 알뜰폰’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급여, 4대 연금 자동이체, 하나원큐 이체 등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SK텔링크의 알뜰폰 요금을 지원해주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앞서 규제샌드 박스를 통해 직접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국민은행과 유사한 구조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리브엠은 기본적으로 카드결합을 통해 최대 1만5000원의 통신비 할인을 제공한다. 여기에 급여이체, KB카드 신용·체크 결제금액 출금, 아파트 관리비 이체 등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2만2000원을 추가로 할인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를 통해 알뜰폰 고객을 은행·카드의 충성고객으로 묶고, 타 은행의 충성고객을 흡수하려는 계획이다. 또한 알뜰폰 사업을 통해 통신 빅데이터 역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사업구조나 목적은 동일하다. 따라서 요금수준 역시 비슷한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EB하나은행은 SK텔링크와 요금제 편성을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SK텔링크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SK텔링크의 답변에 따라 최종 요금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며 “타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르면 연내 하나은행의 알뜰폰 요금제를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추격하고 나서자 나머지 은행들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현재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국민·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신한·우리·농협은행은 알뜰폰 사업을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은행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사업에 관한 검토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국민은행이 규제특례를 받아 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했지 이를 뒤따를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한다면 사업검토부터 시작해야 해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권에서 알뜰폰 후발주자가 나온다면 통신사 파트너 선정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통신 3사 가운데 각각 SKT·LGU+와 손잡은 가운데 남은 통신사는 KT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한·우리·농협은행 가운데 KT와 누가 손 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