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고성을 동반한 설전을 벌인 가운데 청와대 국정감사가 진통을 겪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최근 북한의 방사포 시험발사와 관련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하고 신종 미사일에 탑재된다면 문재인 정권 들어서 안보가 튼튼해졌다고 보시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정 실장은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국방개혁 2.0을 통해 우리 방위력을 현격히 개선했다"고 답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안보실장이 이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억지를 부리지 말라. 북한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었는데 우리의 지금 미사일 체계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전문가가 막을 수 없다고 그런다. 우기지 말라"라고 쏘아붙였다.
이를 들은 강기정 수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기는 게 뭐예요. 우기다가 뭐냐고"라고 소리쳤다.
강 수석이 격앙된 어조로 항의를 이어가자 회의 진행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이인영 운영위원장이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정양석 의원은 "너 이름이 뭐야. 강기정은 국회 밥 좀 먹었다고…이런 싸가지 없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반말 쓰지 말라"라고 대응했다.
한시간여 후 강기정 수석은 "본인의 발언으로 정상적 회의 진행에 지장을 초래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양석 의원은 "소통의 중심에 있는 정무수석이 국회를 모독하는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 야당 원내대표가 질의하는 데 그런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위원장은 청와대가 야당 의원을 경시하는 태도를 엄중히 경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도 "국감이 파행에 이른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운영위가 모범을 만들지 못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생각이 다름에 대해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재민 기자 doncic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