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교착 상태에 빠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6일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문 의장 제안은) 일본 기업이 비용을 내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말해온 것처럼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도했다.
NHK는 문 의장의 제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일본 정부와 여당 자민당 내에서 많다고도 전했다.
또 매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단시간 환담을 나눴을 당시에도 “일본 측이 입장을 바꾸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일본 측이 자금을 내는 것으로 이어지는 대응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도 덧붙였다.
전날 문 의장은 도쿄에 위치한 와세다 대학교에서 특강을 갖고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으로 양국 기업이 조성하는 기금에 국민 성금을 더하는 이른바 ‘1+1+국민성금’을 공식 제안했다. 기금에는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설립됐다가 해산된 화해·치유재단의 남은 재원 60억원도 투입하자고 했다.
문 의장은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미 집행력이 생긴 피해자들과 향후 예상되는 같은 내용의 판결에서 승소한 피해자들에게 위자료가 지급된다면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이 대위변제된 것으로 간주된다”면서 “배상받은 사람들에 대해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오랜 논란이 종결되는 근거를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같은날 강연에서 “양국 국민의 눈높이에 못 미쳐 모두에게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누군가는 제안하고 말해야 하고 이 또한 나의 책무”라고 발언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일본 방문을 앞두고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 지원 방안을 만들었다면서 일본을 방문해 일본 측 반응을 살피고 국회 제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한국과 일본 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1+1안)을 일본에 제안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발표했고 양국 관계는 악화됐다.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이 실질적인 배상 주체가 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