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이 넘는 학생 운동선수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5274개교 초중고 선수 6만3211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5만7557명이 설문에 응했으며, 이 중 9035명(15.7%)이 언어폭력을, 8440명(14.7%)이 신체적 폭력을, 2212명(3.8%)이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초·중·고로 구분시 초등 초등학교 학생 선수는 응답자 중 3220명(12.9%)가 신체폭력 경험을 호소했으며, 3423명(19%)이 폭언과 욕설, 협박 등 언어폭력을 겪었다고 밝혔다. 438명(2.4%)은 성폭력 피해를 당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42명은 그냥 넘어가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답했다.

인권위는 “초등학생부터 폭력을 훈련이나 실력 향상을 위한 필요악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폭력 문화가 재생산되는 악순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학생 선수 중 3288명(15%)이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이는 일반 중학생 학교 폭력 경험 비율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가해자는 주로 동성의 선배나 또래였고, 피해 장소는 숙소나 훈련장이 많았다. 피해 시 대처는 초등학생 선수와 마찬가지로 절반 이상이 소극적 대응했다.

고등학생 선수들 중에선 2832명(16.1%)이 신체폭력을 겪었다 답했다. 일반 고등학생 학교 폭력 경험 비율보다 2.6배나 높은 수치다. 2573명(14.6%)이 언어폭력을 경험했다. 고등학생 선수 중 703명(4.0%)이 성폭력을 경험했으며 절반 이상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반응했다.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학생 선수들이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지만, 공적인 피해 구제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으며, 장시간 과도한 훈련으로 학습권과 건강권은 물론 휴식권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