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은 이춘재(56)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이춘재 자백이 당시 사건 현장 상황과 대부분 부합한다”면서 8차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화성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16일 박모(당시 14세)양이 화성시 태안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듬해 경찰은 당시 22살이던 농기계 수리공 윤모(52)씨를 범인으로 검거하고 ‘모방범죄’ 결론을 내렸다. 윤씨는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년간 수감생활을 한 뒤 지난 2009년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그러나 이씨가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윤씨가 아닌 이춘재를 진범으로 잠정 결론 낸 데에는 박양의 속옷에 대한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범인만 알 수 있는 박양의 신체 특징, 집 구조, 침입 경로, 시신 위치, 범행 장소, 박양의 속옷을 갈아입힌 사실에 대해서도 자세하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면서 “특히 이춘재가 양말을 손에 끼고 맨발로 침입했다는 진술은 현장 상황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파일러들도 이춘재 자백에 대해 박양의 기본 정보, 속옷 재착의 등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정보가 아닌 본인이 직접 경험한 감각 정보에 의한 진술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윤씨가 억울한 누명을 벗어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윤씨는 지난 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