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성시대다. 1987년 정부가 수입차 판매를 허용한 후 불과 10대를 팔았던 수입차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했고, 30여년이 흐른 지금 연간 30만대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더이상 수입차가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화된 상황에서 남들과는 다르고, 특별한 차량을 찾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탈리아 자동차 제조사인 마세라티는 ‘1인 1엔진’ 철학 아래 모든 차량이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차였지만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 슈퍼카로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남동 마세라티 한남전시장에서 만난 박근안 마세라티 한남지점장<사진>은 마세라티 고객의 특징에 대해 "더 강한 가속력과 제동성을 갖춘 고성능차를 원하는 동시에 희소성을 따지는 사람들"이라면서 “이탈리아 디자인만의 감성과 전통을 중시하는 고객들이 마세라티를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자인과 관련해 "대부분의 수입차들이 서로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지만 마세라티는 그렇지 않다"며 "언제 어디서라도 '마세라티다'라고 알아 차릴 정도로 마세라티는 디자인 측면에서 경쟁사들과는 구별되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 차종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BMW와 벤츠 등 독일 3사는 경쟁 차종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마세라티 구매자의 대부분이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차나 그보다 상위급인 포르쉐를 경험해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거치지 않고서는 마세라티 차를 처음부터 사기 어렵다. 이 때문에 독일 3사 프리미엄 브랜드를 경쟁사로 보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차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다른 브랜드보다 신차 출시가 더딘 편이다. 지난 2016년 출시된 ‘르반떼’가 가장 최신 모델이고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등 대부분이 첫 출시후 5~6년 지난 모델들이다. 이와 관련해 박 지점장은 "신차가 빨리 출시된다고 판매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명품을 산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곧장 신상이 나오게 되면 희소성과 고객 만족도는 떨어게 된다. 오히려 이러한 점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마세라티를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마세라티 한남지점은 강남지점에 이어 두 번째로 판매량이 높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쇼룸(전시장), 세일즈(판매), 서비스(수리) 등 ‘3S’를 모두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 용산, 강북, 은평구까지 수용할 수 있어 판매량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박 지점장은 “한남 전시장을 찾는 고객층은 단순히 차를 보고 선택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을 통해 차에 대한 역사, 브랜드 특성, 장점 등을 충분히 파악하고 선택 한다”며 “그렇기에 다른 전시장에서 많이 찾지 않는 차종이 많이 팔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르반떼가 처음 출시됐을때, 다른 매장의 경우 판매비율이 30%에 그쳤지만 한남전시장은 35~40% 정도로 최신 차종이 판매됐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품 교육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교육도 상당히 많이 한다”며 “직원들이 차에 대한 존경심이 있어 명품을 다루듯 장갑을 끼고 하나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판매에 임한다”고 밝혔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