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훈련 연기한 한미…“北 ‘새로운길’ 가기는 어려울 것”

연합훈련 연기한 한미…“北 ‘새로운길’ 가기는 어려울 것”

기사승인 2019-11-18 14:06:35

남한과 미국이 북한에 대화를 재개하자는 신호를 잇따라 보내고 있다. 연내 북한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당신은 빨리 움직여야 하며 (비핵화) 합의를 이뤄야 한다”며 “곧 보자”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가 연합공중훈련 전격 연기를 발표한 지 10시간 뒤 이같이 밝혔다. 이를 두고 남한과 미국의 유화적 제스처에 김 위원장이 호응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회담을 가졌다. 양국 장관은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에스퍼 장관은 회담 후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을 향해 “조건이나 주저함 없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응답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북측은 미국과 올해 안에 마주 앉을 수 있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북측 비핵화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14일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앞서 미국이 한미 훈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자 긍정적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3일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군사훈련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이에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다음날 바로 담화를 내고 “조미(북미) 대화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 긍정적 노력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한미연합훈련 연기는 실제 북미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한미 양국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연합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남북 정상회담 추진, 경제·핵건설 병진노선에서 경제 총력 노선으로의 전환과 핵실험장 폐기로 이어졌다.

또 북한 입장에서도 스스로 못 박은 ‘연말 시한’이 점점 다가옴에 따라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연말까지 새 계산법을 내놓으라”고 시한을 제시했다. 또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지난 8일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 기조연설에서 “미국에 많은 시간을 줬고 우리는 올해 말까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회의 창은 매일 닫히고 잇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를 두고 북한의 초조함과 대화 재개에 대한 절박함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문가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난 14일 논평을 통해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상당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지난해 양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실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북미 정치적 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한다면 북한도 더 이상 미국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중국도 환영하지 않을 고립주의적인 ‘새로운길’로 나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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