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중심' 주도한 삼성서울병원, 이제 디지털 혁신 꾀한다

'환자 중심' 주도한 삼성서울병원, 이제 디지털 혁신 꾀한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 개원 25주년 맞아 새 비전 밝혀

기사승인 2019-11-20 04:00:00

삼성서울병원이 개원 25주년을 맞아 병원의 새로운 혁신을 예고했다. 1994년 개원 당시 국내에서 생소했던 고객서비스 개념을 처음 도입했던 것처럼, 환자 경험을 총체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다짐이다. 취임 4년차를 맞은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에게 새로운 25년의 미래와 비전을 들어봤다.

-임기 중 개원 25주년을 맞으셨다. 어려운 시절, 자랑스러운 시절을 모두 거쳐온 소회가 궁금하다.

4년 전 2015년 10월15일에 원장에 취임한 것으로 기억한다. 원장으로 취임하던 즈음, 우리 병원은 메르스라는 불행한 사태를 겪으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당시 구성원들에게 '우리의 자존심과 사회의 신뢰를 다시 찾고, 우리 병원을 좋은 병원으로 다시 만들어보자'라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 후 4년이 지났는데, 현재는 많은 환자분들이 찾아주고 계신다.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CT, MRI 환자가 너무 밀려서 힘들 정도이니 말이다. 결국 우리 병원이 사회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고 우리의 자존심을 찾게 된 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우수한 병원 구성원들이 아픈 상처를 극복하고 노력해주셨기 때문에 다시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원장이 잘해서라거나, 시간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임직원분들께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

-삼성서울병원의 25년간의 주요 성과와 강점은 무엇인가. 

25년 전만 해도 병원과 병원 구성원, 의료진들과 환자 사이가 ‘갑을 관계’였다. 입원하려면 기다려야 했고, 촌지를 주거나 젊은 의사가 나이 많은 환자분들에게 반말하는 일도 있었다.

요즘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병원 중심, 의료진 중심이었던 그 시기에 삼성서울병원이 환자를 고객으로 대하는 진료 문화를 시작했다. 기다림, 보호자, 촌지가 없는 의료 경영을 했다. 다른 병원들로부터 불만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다른 병원들이 환자분들에게 더 잘한다. 우리가 환자분들을 고객이라고 부르고, 환자분들을 위하는 문화를 만드니 따라오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의료 환경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추진 방향은 어떤가.
최근 5G 기반으로 의료 혁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9월 KT와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5G 기술을 이용하면 디지털 스캐너를 이용해 슬라이드를 스캔해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방대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비용과 안전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데 5G 기술을 사용하면 대용량의 병리 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다른 장소의 의료진과 안전하고 빠르게 상호 공유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영상의학과의 경우에는 AI 기술을 접목해 사람의 눈으로 판독하기 어려운 부분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을 준비 중이다. 기술을 이용한 의료 발전에 대해 앞장서서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25년을 향한 비전과 계획이 궁금하다.

‘미래 의료의 중심 SMC’라는 비전과 ‘함께하는 진료 함께하는 행복’이라는 슬로건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는 삼성서울병원이 기술과 지식, 의료진, 직원 등 모든 면에서 앞서 중심이 되고, 기존의 우리 병원 철학이었던 ‘환자 중심 병원’이라는 가치를 확장시켜 행복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최상의 치료 결과를 만들어 내어 환자를 치료하면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병원 구성원들도 행복해진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끼리 서로 배려하고 존중한다면, 그 관계도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5년 뒤 50주년이 되었을 때는 병원 구성원들에게는 월요일이 좋은 병원, 금요일에 집에 가기 싫은 병원이 되고, 환자들에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치료를 잘하는 병원, 모든 사람이 오고 싶어 하는 병원, 중증 질환 치료 성공률이 높은 병원, 못 고치는 병도 고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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