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한·아세안 참석 불발…“형식뿐인 정상회담 안 하는 게 낫다”

北김정은 한·아세안 참석 불발…“형식뿐인 정상회담 안 하는 게 낫다”

기사승인 2019-11-21 16:18:01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참석 여부와 관련해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것이 없는 지금의 시점에 형식뿐인 북남수뇌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것보다 못하다는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줄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친서가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심과 기대가 담긴 초청이라면 굳이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면서 “남측이 김 위원장 부산 방문과 관련해 경호와 의전 등 모든 영접준비를 최상의 수준에서 갖추어 놓고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그리고 이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현 남북관게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 대통령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뒤에도 몇 차례나 김 위원장이 못 온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내온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무슨 일에서나 다 제 시간과 장소가 있다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애당초 자주성도 독자성도 없이 모든 것을 외세에 전적으로 떠넘기고 있는 상대와 무엇을 논의할 수 있겠나”라면서 “남조선의 보수세력들은 남북합의파기를 떠들어대며 우리에 대한 비난과 공격에 그 어느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모처럼 찾아온 화해와 협력의 훈풍을 흔적 없이 날려보내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남한 당국이 종이 한 장의 초청으로 현재 험악한 상화을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 없는 현 시점에 형식뿐인 남북수뇌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면서 “다시금 명백히 말하건대 무슨 일이나 잘되려면 때와 장소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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