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차기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조용병 회장의 채용비리혐의에 대한 검찰 구형이 나오기 전에 차기회장 추천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전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개최해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절차를 개시했다. 회추위는 이만우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김화남, 박철, 변양호, 성재호, 히라카와 유키,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까지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됐다.
회추위는 전날 회의에서 향후 일정과 절차, 후보군 자격 기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향후 몇 차례 추가회의를 통해 후보군을 압축해 다음달 중순 최종 회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이사회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현 회장과 함께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5개 자회사 CEO가 포함된다. 신한금융은 이들은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상시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위성호 고문(전 신한은행장) 등 전직 CEO까지 포함하면 후보군은 10여 명으로 늘어난다.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조용병 현 회장이다. 그는 임기 중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을 인수하며 그룹의 비은행 역량을 강화했고,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2조8960억원의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신한금융을 국내 최고 금융사로 성장시켰다.
다만 조 회장은 채용비리 관여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고 있어 ‘법률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신한금융 내규상 범죄 혐의에 대한 검찰 구형이나 1심 선고가 회장의 결격 사유로 작용하지는 않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금융회사 평판 등을 고려할 때 무시하기 어려운 리스크로 작용한다. 이에 금융감독원도 신한금융을 대상으로 조 회장의 법률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가 검찰의 구형에 앞서 차기 회장 추천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법률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차기 회장 추천 절차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는 점도 이러한 우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와 달리 회추위의 빠른 진행을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고 내년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회추위의 비공개 진행도 금융당국 등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할 수 없지만 회추위가 시작됐다”며 “회추위는 공정한 회장 추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후보 추천이 완료되면 회추위 일정 등을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