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미얀마 향한 눈물 나는 ‘구애’...은행업 인가로 돌아오나

은행권, 미얀마 향한 눈물 나는 ‘구애’...은행업 인가로 돌아오나

기사승인 2019-11-29 05:00:00

“해외도 우리나라처럼 외국은행에 대한 경계감이 강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28일 은행의 해외진출 어려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은행이 해외 현지에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현지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하다. 이에 국내 은행들은 현지 당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외국은행에 대한 높은 경계감에 인허가는 쉽사리 나오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현지 진출에 앞서 수년간 현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외국 은행’이라는 경계감을 누그러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로 국내 은행의 진출이 몰리는 아세안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미얀마가 3차 은행업 개방에 나서 그동안 국내 은행권이 펼쳐온 사회공헌 활동이 은행업 인가 승인으로 돌아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미얀마의 3차 은행업 개방에 맞춰 현지 은행업 인가를 신청한 국내 은행은 국민·하나·기업·산업은행 등 4곳이다. 특히 이번 도전이 3번째인 국민은행은 미얀마 진출을 위해 수년째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3년부터 미얀마 수도 앙곤에서 ‘KB한국어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KB한국어학당은 라오스, 베트남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된 곳으로, 현지에서 국민은행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2008년 발족한 국민은행 대학생해외봉사단 ‘라온아띠(RaonAtti)’는 현재 미얀마를 포함해 캄보디아·베트남·필리핀 등 4개국에서 빈곤아동 교육지원, 한국문화교실, 보육센터 활동 등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도 미얀마를 방문해 봉사활동에 동참하며 지원사격에 나섰고, 허인 국민은행장은 미얀마에 주택금융 노하우를 전수한 공로로 현지 건설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기업은행도 미얀마의 3차 은행업 인가를 앞두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기업은행은 올해 7월 미얀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친환경 쿡스토브 1만 2000대를 전달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미얀마 양곤에 임직원 82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자원봉사단을 파견해 학교시설 개․보수, 건물 도색 등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미얀마 법인 설립이 목표인 하나은행 역시 지난 2011년부터 미얀마, 베트남, 스리랑카 등을 대상으로 빈곤청소년 교육환경 개선 사업인 ‘하나 글로벌 해피 클래스’를 진행 중이다. 또한 임직원들을 미얀마에 보내 현지 아동들에게 ‘글로벌 행복상자'를 전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미얀마가 현재 5200만 명에 달하는 풍부한 노동력과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연 7%에 달하는 경제 성장률을 기록 중이지만, 15세 이상 인구의 계좌보유율이 22%수준에 그칠 정도로 금융이 낙후돼 진출 시 높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얀마는 빌린 돈을 꼭 갚아야 한다는 국민 본성이 있어 은행업을 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금융시장이 낙후돼 있어 국내 은행이 진출해 미얀마 경제성장과 함께 은행이 커나가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은행업 개방에서 최소한 1곳 이상의 국내 은행이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더붙였다.  

한편 정부도 국내 은행의 미얀마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9월 미얀마를 방문해 국내 은행의 인허가 협력을 요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아웅산 수찌(Aung San Suu Kyi) 미얀마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에서 국내 은행이 미얀마에서 더 많은 영업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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