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2012년 내부 규칙을 어기고 우리들병원에 1400억원의 특혜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의원은 4일 “산은이 이 원장(우리들병원)의 신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특혜심사를 했다는 자백과 같다”고 밝혔다.
심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확보한 ‘2012년 이후 유동화대출 및 대출채권발행 현황자료’를 보면 우리들병원은 2012년 12월 13일에 산업은행으로부터 1100억원(ABCP 300억+ABL 800억)과 산은계열은행으로부터 300억원 등 총 1400억원을을 대출받았다.
심 의원이 지적하는 부분은 당시 대출에 보증인으로 참여한 이 원장의 신용상태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2012년 당시 이 원장은 과다채무로 인한 회생신청 경력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불가능했으며, 산업은행 규칙에도 보증이 불가능했다는 것.
심 의원은 이 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 증언녹취 속기록을 근거로 “이 원장은 당시 은행에서 증인 명의로 돈을 못 빌리는 상황이었냐는 검사의 신문에 ‘회생신청 기록 때문에 대출을 잘 안 해준다’고 답했다”면서 “과다채무로 인해 회생신청도 제대로 되지 않아 회생신청을 취하했고, 시중 은행에서는 회생신청 경력 때문에 대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원장도 알고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장은 (재판에서) 자신이 갚아야할 돈은 신00씨 보증(259억)을 제외하고 1000억원 가까이 되는 돈과 부인 김00씨 회사에 줘야할 돈도 있다고 말했으며, 당시 부채를 일시 반환할 수 없는 상태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산은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불확실하지만 선뜻 1400억원을 대출해 준 것은 산은이 정하고 있는 ‘개인회생 신청 경력자에 대한 여신 및 보증 주의’ 규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며 “또한 1400억 대출 당시 이 원장의 신용조회에 문제가 없었다는 산은 측의 주장도 신빙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산은에서 대출을 해줘 부채를 다 갚고 신용회복을 할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원장의 증언대로라면 2012년 대출 당시 이 원장의 신용상태가 문제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2012년 대출로 부채를 갚고 신용이 회복된 이모 원장의 2017년 대출은 결과적으로 산은이 길을 터준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심 의원은 “조속히 이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시작하고 검찰은 관련자들이 증거를 감출 시간을 주지 말고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