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9일 오전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직을 맡게 된 심재철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이날 강 수석과 심 원내대표는 환담을 나누며 청와대와 제1야당의 관계개선에 서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공개된 발언에서 강 수석과 심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발전적 방향으로 관계를 이끌어가는 취지의 대화들을 나눴다.
먼저 난(蘭)을 선물 받은 심 원내대표는 강 수석을 향해 “앞으로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 등이 잘 풀어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더 따뜻하고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질 수 있으면 한다. 강 수석도 많은 활동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 수석은 “나경원 원내대표 있을 때 더 잘하고 대화도 원만히 이끌었어야 하는데 부족했다”며 “지난 1년 부족했던 것 만회하며 더 잘 해서 대통령의 의중을 잘 전하겠다”고 관계개선을 위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접견을 마치고 나온 강 수석은 청와대와의 관계개선을 비롯해 여당과 야당 간 대화 재개를 통한 예산안 처리,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의 인사청문회 개최 등 직면한 현안들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수석은 “물론 내일 처리하겠다는 말은 있었지만, 예산안 처리가 지난 2일 기한을 넘겨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자꾸 예산안이 기한을 넘기는데 대한 국민적 아쉬움, 대통령의 아쉬움을 전했다”며 “대화복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대통령의) 심정을 알렸다”고 했다.
아울러 추미애 법무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개최에 대한 회답을 조속한 시일 내에 줄 것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정당 간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길 바라며 국회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대통령의 뜻도 함께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3대 친문 농단게이트’로 명명되며 청와대를 향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 수석은 청와대의 하명수사 및 감찰무마 등 3대 게이트에 대해서는 “오늘 대화에서 언급되지 않았다”며 “청와대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응할 것은 응하고 지켜볼 부분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