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이번주 내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일부 내용을 10일(현지시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탄핵소추안에는 ‘권력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9일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그간 수집한 증거를 검토하고 탄핵 혐의를 결정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원조를 빌미삼아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압박한 것을 두고 “자신의 취임 선서를 어겼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소속의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모든 증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나라보다 우선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 행위가 “국가 안보에 명백한 위험”이라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법 행위를 했다는 직접적 증거가 없으며 탄핵 추진은 민주당의 정파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더글러스 콜린스 하원의원은 보수성향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이번 탄핵 청문회는 완전히 미국인들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내년 선거에서 모든 사람들이 이 가짜 탄핵 절차에 대해 알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5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작성을 하원에 공식 지시하면서 “대통령은 정적에 대한 수사를 대가로 군사원조와 미국 우크라이나 간 백악관 초청을 보류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희생시키고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이득을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고 결론 내렸다.
민주당이 이번주 안으로 소추안 작성을 마무리한 뒤에는 표결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하원 법사위를 거쳐 하원 전체 표결 절차가 진행된다.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원은 435석 중 민주당 234석, 공화당 198석, 무소속 1석, 공석 2석이다. 그러나 상원은 공화당이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려면 상원의 탄핵 재판 표결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이 유죄 판단을 해야 하는데 의결정족수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안을 상원으로 넘기라며 트위터를 통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트윗을 통해 “나를 탄핵하고자 한다면 상원에서 공정한 심판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나라가 본연의 업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금 빨리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트윗을 통해 “민주당이 역사상 가장 터무니없는 탄핵 청문회를 개최하는 동안 나는 우리나라를 대표해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며 “급진좌파가 우리나라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