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경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일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방담당 기자들과의 조찬행사에서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묻는 말에 “일종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일 것으로 본다”면서 “크리스마스 이브인지 당일인지 새해 이후인지 (시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운 사령관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해 북한이) 스스로 부과한 활동 중지 조치를 없애고 당장은 아무 일도 없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발표를 하되 쏘지는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에서도 위성 발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ICBM)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15일 ‘북한이 미국에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무엇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은 위성 발사가 평화적이고 과학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위성 발사가 탄도 미사일 발사와 같은 기술을 쓴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왔다”고 설명했다.
위성 발사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중단 약속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핵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이어 CNN은 ICBM이나 핵 실험은 미국의 관심을 끄는 데 더 자극적인 소재라면서 지난 2017년 북한이 ICBM 실험을 한 뒤 워싱턴에 대한 ‘선물’이라고 언급했던 과거 사례를 제시했다. 지난 2017년 7월4일 북한은 미국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ICBM를 발사했다.
지난 13일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7분 동안 진행했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것 역시 ICBM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군과 정보 당국은 7분이라는 시간이 ICBM 2단 엔진 연소 시간과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근 북한 당국자들의 담화나 발언이 주로 미국 이른 아침 시간에 발표된데다 북한 주민들은 알 수 없는 조선중앙통신만을 통해 보도했다”면서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고 경고하기는 하되 아직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협상이 촉진되기 위해서 한국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실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기싸움 차원에서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고 여겨지지만 중거리 이상의 미사일 발사나 핵 실험을 감행하면 북미 협상 판 자체가 깨질 수 있다고 경고해 이를 억지해야 한다”면서 “북미간 협상 재개가 지연돼 북한이 설정한 만료기한인 연말을 넘기게 될 경우 한국 정부가 나서 2020년 초에라도 북미 협상이 이뤄지도록 명분을 제공하고 주선도 해야 한다”고 봤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