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민간투자사업·공공기을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정 건정성 악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졌다.
우선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투자 활성화 방향성은 맞으나 재정 건전성 걱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세제 지원을 강화해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내년 성장률을 반등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며 “방향성은 잘 잡았다고 본다. 다만 규제 해소나 노동시장 유연성도 동시에 달성돼야 실제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 과제인 5대 구조혁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출 구조 효율화 분야다. 내년 예산도 늘었는데,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외 여건 불확실성 해소 등을 보면 내년 성장률 2.4%는 타당해 보인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 1.0%는 쉽지 않아 보인다. 추세적 물가 하락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 투자 100조원 집행에 의구심이 든다. 중장기 계획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100조원 투자가 목표라고 하는데, 내년 안에 모두 집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투자가 대부분인데 내년에 다 집행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그중 10분의 1 많아야 5분의 1 정도 집행되지 않을까 싶다. 당장 내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큰 영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 “코리아세일페스타 부가세 환급이나 국내 여행 소득공제 등도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구조개혁을 추진한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인데, 이는 쏙 빠졌다”며 “내년이 중요한데 중장기 계획이 대부분이다. 집권 후반기 경제정책 방향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신선한 것이 없고, 딱 들어오는 게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성장률 2.4%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2.4% 성장률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일자리 생산성도 고민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투자 활성화 대책은 영구적이어야 한다. 한시적인 정책으로 보인다. 과도한 정부 주도도 문제가 있다. 기업투자 프로젝트 25조원을 정부가 정하는 모습은 타당하지 않다”며 “플랫폼을 만들지 않으면 효과적인 투자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는 복지 측면에서만 고민한 모습이다. 돈을 못 벌어도 일자리만 있으면 된다는 식인데, 생산성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성장률 2.4%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은 다소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다. 반도체 업황 개선 예상도 떠돌아다니는 말뿐 실질적으로 나아진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 대책 구체성이 떨어진다. 재정 승수효과 약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여러 가지 투자 대책을 제시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신산업 규제 해소가 필요한데 구체적인 규제 합리화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 “2.4% 성장 전망은 상황을 낙관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 노동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정책이 없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언급 역시 없다”며 “경제성장률을 회복하려면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하며 관련한 자원을 재배치해야 한다. 동시에 그와 관련한 노동 시장 이슈를 다룰 수밖에 없는데 해당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성장을 위한 재정 분야가 강조됐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연결되는 메커니즘이 약해 보인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하지 않는 사업이 많은데, 민간부문에서 소비와 투자를 끌어내는 승수효과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며 “세수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데, 재정을 확대하면 국채 발행을 해야 하고, 승수 효과가 아니라 오히려 민간 구축 효과가 나타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엄지영 인턴 기자 circl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