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40여구의 신원 미상 유골에 대한 육안 감식 결과 2구의 두개골에서 구멍이 확인됐다. 어린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두개골도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과 군 유해발군단, 의문조사위 관계자 등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반은 20일 미확인 유골 40여구에 대한 육안 검시를 했다. 그 중 2개 두개골에서 구멍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됐다. 어린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크기의 두개골도 발견돼 당시 계엄군의 총격에 희생됐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같은날 5.18 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이 교도소는 상당히 많은 학살이 이루어졌던 곳이고 그에 따른 시신들이 암매장됐던 곳이기도 하다”면서 “당시 공수부대 요원들이 리어카에 시신을 싣고 그쪽으로 갔다는 증언이 여러 사람으로부터 나왔다”고 설명했다.
조 상임이사는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자는 84명이고 가족들로부터 DNA를 채취해 광주시에서 이를 보관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5.18 실종자 유골 검증 작업에 참여해 왔던 법의학자들이 현장 경험도 많이 있으신 분들이니까 국과수 검증 과정에 함께 참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걸 계기로 해서 암매장 문제, 실종자 문제를 빨리 풀 수 있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빨리 출범해서 조사에 착수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재차 “집단 학살된 사람들의 암매장지가 맞다”고 확인했다.
법무부에서 관리하는 옛 광주교도소 내 무연분묘의 유골은 111구였다. 하지만 이번에 법무부가 관리하지 않은 유골 40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공원 조성을 위해 무연분묘(교도소 내에서 사망하였으나 연고가 없는 사람의 분묘)를 이장하는 작업 중 유골이 발견된 것이다. 이후 유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져 정밀 감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오수 법무부 장관 권한대행은 "관리하지 않는 유골 40구가 발견됐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확인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5·18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려우나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날 밝혔다.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3공수여단과 20사단 병력들이 주둔했던 곳이다. 5·18 직후 교도소 관사 뒤에서는 시신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는 시신 3구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됐다.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80년 5월31일 '광주사태 진상 조사' 문건에는 이른바 '교도소 습격 사건'으로 민간인 27명(보안대 자료 28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던 재소자를 통해서도 최소 52명이 교도소 내에서 사망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5.18 재단은 지난 2017년 네 차례에 걸쳐 교도소 주변 담장을 비롯해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에는 시신이 나오지 않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