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4년제 대학의 정시 원서 접수가 오늘부터 12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지원할 후보군을 추렸을 것이고, 마지막 선택을 하기 위한 고민에 빠져 있을 시기다. 내 성적으로 희망대학에 합격이 가능할지, 3장의 원서를 적정/소신/상향 중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등도 생각해야 하겠지만, 지원한 곳의 경쟁률이 과연 어떨지 역시 고민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이다. 작년도 정시 지원 경쟁률을 살피며, 어떤 것들이 경쟁률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군’별 경쟁률 – ‘다’ 군이 높다!
2019학년도 가, 나, 다 군의 모집단위 경쟁률 평균은 5.2 : 1(인문/자연계열, 일반전형 기준)이었다. 그 중 가군 경쟁률 평균은 4.93 : 1, 나 군은 4.89 : 1 이었지만 다 군 경쟁률 평균은 5.98 : 1이었다. 이는 선발대학 수, 선발인원 수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가 군에서는 올해 138개 대학이 수능위주로 2만5153명을 선발하고, 나군에서도 138개 대학이 2만6341명을 선발하지만, 다군에서는 121개 대학이 1만5909명만을 선발한다.
많은 학생들이 가, 나, 다 군 모두에 1장씩의 카드를 사용하고자 하기 때문에, 다 군 모집단위는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전년도 정시 경쟁률 Top 10의 모집단위를 보아도, 10개 모집단위 중 6개가 다 군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앙대는 다군에서 선발한 4개 모집단위 중 간호학과(인문, 자연)를 제외한 3개 모집단위가 Top 10에 들었다. 일부 지방 소재 의, 치, 한의예과를 제외하고 중앙대 보다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은 다군에서 선발하지 않는다. 이에 가, 나 군에서 선호도 높은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중앙대에 몰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올해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 매우 높았던 경쟁률만큼 충원율 역시 높았다. 창의ICT공과대학은 32.31 : 1로 54명 모집에 1,745명이 지원했지만, 충원율은 1311%를 보여 실질적인 경쟁률은 2.3 : 1에 머물렀다.
◇비슷한 모집단위의 ‘군 이동’에 주목해 보자!
2019학년도 정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모집단위는 35.4 : 1의 경쟁률을 보인 한서대 항공관광학과였다. 하지만 올해는 해당 리스트에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수시에서 이월된 인원만을 선발하며, 그렇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선발인원이 0명이 될 수도 있다. 항공관광, 항공운항과 같은 선호도가 분명한 모집단위는 해당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지원 모집단위를 변경하기보다, 학교를 변경해 유사한 모집단위에 지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다군 항공서비스와 관련한 모집단위를 선발하는 대학의 경우에는 경쟁률이 전년보다 상승할 개연성이 생긴다. 이처럼 분명한 선호도를 가진 모집단위에 지원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더불어, 타 대학의 유사 모집단위의 변경사항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능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
2019학년도 경쟁률 Top10 중 10번째 모집단위는 숙명여대 통계학과로 23.2 :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나군 모집단위로는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는데, 이는 숙명여대 통계학과가 수능 영역 중 수학과 영어는 필수로 반영하지만 국어와 탐구 중에서는 잘 본 1개 영역만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능에서 일부 영역만 활용하는 경우 경쟁률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가천대는 수능 전 영역을 반영하는 일반전형1, 일부 영역만 활용하는 일반전형2로 나누어 학생을 선발하는데 전년도 일반전형1의 평균 경쟁률은 6.6 : 1, 일반전형2의 평균 경쟁률은 8.1 : 1이었다. ‘인서울’ 대학 중에는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숙명여대 통계학과, 성신여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와 같은 경우에는 올해 역시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경쟁률이 입시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입시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되는 모집단위 사이에서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면, 경쟁률이 높은 곳 보다는 낮은 곳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따라서 꾸준히 경쟁률 변동을 지켜보다 원서 접수 마지막 날 지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단, 원서 접수 마감일이 모든 대학 동일하게 31일에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므로, 희망 대학의 원서 접수 마감일, 마감 시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