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원 닭강정 주문' 학폭 아닌 대출사기단 횡포였다

'33만원 닭강정 주문' 학폭 아닌 대출사기단 횡포였다

기사승인 2019-12-27 09:44:28

네티즌의 공분을 산 이른바 '33만원 닭강정 거짓 주문' 사건은 대출 사기 일당이 벌인 횡포극으로 드러났다. 애초 집단 따돌림 피해 사건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학교 폭력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건 피해자 A씨는 최근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대출 사기 일당을 만났다. A씨는 이들과 일주일 동안 찜질방 등에서 함께 지내며 대출을 받기 위해 재직 증명서를 위조하는 방법 등에 대해 전해 들었다. A씨는 지난 24일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찾아갔으나, 문서를 위조해야 한다는 사실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달아났고 대출 사기 일당은 이를 앙갚음하려고 피해자 집 주소로 닭강정을 거짓 주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직후 경찰에 대출 사기 피해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33만원 닭강정 거짓 주문 사건은 지난 24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닭강정 가게 업주 B씨가 온라인 상에 제보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B씨는 "단체 주문을 받아서 배달하러 갔는데 주문자의 어머님이 처음엔 안 시켰다고 하다가 주문서를 보여드리니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들이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님은 '매장에 피해를 줄 수는 없으니 전액 결제는 하겠지만, 먹을 사람이 없어 세 박스를 빼고 나머지는 도로 가져가 달라'고 하더라"라며 "저희도 바쁜 와중이라 경황이 없어 일단 결제를 하고 강정 세박스 등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측의 카드 결제를 강제 취소했다는 B씨는 이날 닭강정을 거짓 주문한 주문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것은 종업원과 피해자 A 씨의 어머니가 나눈 대화 과정에서 비롯된 오해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대출 사기 일당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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