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경자년을 맞아 “금융부문 혁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경제의 체질개선과 활력제고’”라고 밝혔다.
은성수 위원장은 31일 경자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우리나라 경제가 미래의 성장을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한 경제 흐름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올해 금융의 역할을 축구 경기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실물산업이 공격(경제활력)을 위해 전방으로 뛰어나갈 때, 금융은 후방에서 가만히 서서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물산업(전방)과 같이 전진하며 서로 소통하고 간격을 유지한 채 빈 공간을 메워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국내외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은 어느 때보다 풍부한 상황이나, 자금이 생산적인 실물경제보다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면서 경제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해 경자년 예고된 은행 예대율, 증권사 NCR 규제 체계의 개선으로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만들 제도적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12.16 부동산시장 안정대책과 부동산 PF 관리 강화 대책을 안정적으로 집행해 부동산시장의 쏠림현상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총 479조원의 정책금융 지원과 동산금융의 확산, 일괄담보제도 정착, 모험자본 공급체계 혁신 등을 차질 없이 추진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은 위원장은 금융회사 임직원의 적극적인 기업지원을 독려하기 위해 “부정(不正)없이 성실히 (업무에 임했다면), 자금 지원 기업이 부도에 직면한 금융회사 임직원을 용인하고 응원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실효성 있는 면책제도 개편방안을 빠르게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금융의 혁신 안착과 생산적 경쟁도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올해는 확산되고 있는 금융혁신의 싹이 착근(着根)하도록 노력을 경주할 때”라며 “금융의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의 각 분야에서 보다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경쟁이 일어나도록 감독자로서 금융당국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경자년 신년사 전문이다.
2020,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 한 해,
여러분과 가정 모두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며,
소망하시는 바도 모두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는 우리 경제의 활력이 되살아나고,
국민들에게는 행복과 희망이 가득한
밝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해 우리가 맞이한 경제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았습니다.
불확실성의 지속과 예기치 못한 변수의 등장으로
매 순간 신속하면서도 냉철한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금융에는 많은 변화와 성과가 있었습니다.
핀테크의 확산, 오픈뱅킹의 실시 등
혁신금융의 결과물이 하나씩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부동산 신탁사, 온라인 보험사 등
새로운 금융회사의 진출로 경쟁이 촉진되었습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장려하여
다양한 혁신 금융서비스가 등장하였습니다.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에 대한 꾸준한 정책금융의 지원과
기업 및 산업의 구조조정도 묵묵히 이루었습니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민첩한 대응으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였습니다.
회계개혁 등 투명하고 공정한 자본시장 환경을 조성하였고,
자본시장 개혁과제의 이행을 일관되게 추진하였습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신속한 금융대책의 마련과
사모펀드, DLF 사태 등 각종 금융현안에 적시 대응하였습니다.
P2P법 제정 등 새로운 흐름을 조화롭게 수용하기 위한
규율체계를 마련하였습니다.
한편, 금융 신산업을 창출하고,
소비자 권익 신장과 금융산업 신뢰 제고의 기반이 될
신용정보법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등 각종 입법노력은
조만간 결실을 맺을 단계까지 이르렀습니다.
아직 ’우리 금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작년에 이룬 성과들이 더 큰 열매가 되고,
국민들이 ’금융의 변신’을 체감하도록
대한민국 금융의 변화된 모습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 금융위원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방향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흐름의 대전환
올해는 현재의 엄중한 경제상황을 돌파하고,
우리나라 경제가 미래의 성장을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한
경제 흐름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금융부문 혁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원활한 금융지원을 통한
‘경제의 체질개선과 활력제고’입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축구경기에 비유하자면
실물산업이 공격(경제활력)을 위해 전방으로 뛰어나갈 때,
금융은 후방에서 가만히 서서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물산업(전방)과 같이 전진하며 서로 소통하고
간격을 유지한 채 빈 공간을 메워줄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외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은 어느 때보다 풍부한 상황이나,
자금이 생산적인 실물경제보다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면서
경제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올해는 ①가계보다는 기업으로,
②기업 중에서는 특히 중소·벤처기업으로,
③중소·벤처기업 중에서는 기술력과 미래성장성이 있는,
보다 생산적인 곳으로 자금의 물꼬를 대전환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 지원과 환경조성에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예고된 은행 예대율, 증권사 NCR 규제 체계의 개선으로
가계나 부동산보다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만들
제도적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입니다.
12.16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부동산 PF 관리 강화 등
각종 대책의 안정적인 집행으로
부동산시장의 쏠림현상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한편,
성장지원펀드 등 총 479조원의 정책금융을 마중물로
시중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선도적인 정책금융의 역할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동산금융의 확산, 일괄담보제도 정착을 위한
각종 사회적 인프라 조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미래가치·성장성 중심의 여신체계를 확립을 위한 여정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자본시장 혁신과제’ 이행을 마무리하여
모험자본 공급체계 혁신을 통해서
원활한 시장·금융기능의 작동을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존(Amazon)의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아마존을 가장 성공한 회사보다
‘가장 편하게 실패할 수 있는 회사’로 믿는다 하였습니다.
* I believe we are the best place in the world to fail
아마존이 세계적인 회사로 거듭나게 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때
우리 금융도 움직이고 혁신할 수 있습니다.
부정(不正)없이 성실히,
그러나 자금 지원 기업이 부도에 직면한 금융회사 임직원을
용인하고 응원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실효성 있는 면책제도 개편방안을
빠르게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2) 금융부문 혁신흐름의 확산 및 안착 지원
이미 우리 경제에서, ‘금융의 혁신‘을 이야기하지 않고
혁신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워질 정도로
많은 성과를 이루어내었습니다.
올해는 확산되고 있는 금융혁신의 싹이 착근(着根)하도록
노력을 경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금융 혁신의 모멘텀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금융의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선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관련해서는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태적인 규제혁신 시스템으로 연결되도록 하겠습니다.
핀테크 관련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통해
핀테크 스케일업을 본격화하고,
금융규제 샌드박스 특례기간 연장, 스몰라이센스 부여 등으로
금융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핀테크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적극 유도하겠습니다.
오픈뱅킹으로 촉발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이
빅데이터 산업 등 금융신산업의 발전으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금융의 외연을 넓히는 동력이 되게 하겠습니다.
아울러, 경제단체와 핀테크 업계에서도
열망하고 있는 바와 같이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데이터 3법 등도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하며
우리도 적극적인 입법지원을 통해 함께 힘을 모읍시다.
(3) 생산적 경쟁 환경 조성과 금융안정 유지
최근 고착화되고 있는 저금리·저물가·저성장의 흐름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금융혁신의 흐름은
자칫 금융산업의 소모적 경쟁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공정하고 생산적인 경쟁은 긍정적이나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금융업권 내부와 권역간,
금융에 새로 진입하는 테크기업과 영역경쟁이 과열되면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다양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금융의 각 분야에서 유기적인 협력이 일어나고,
보다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경쟁이 일어나도록
감독자로서 금융당국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가계부채의 증가,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 등
과당경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쏠림현상을 적절히 제어하고,
금융그룹에 대한 건전성 강화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회계개혁과제의 이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장과 소통하며 보다 합리적인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성실한 공시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하고,
불성실한 공시에 엄중하게 대처함으로써
공정하고 투명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4) 모든 국민이 함께 하는 금융
금융을 이용하는 효용은
일부의 국민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닙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때
금융이 국민들의 일상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빠른 혁신의 흐름 속에서도 그늘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제정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보호와 금융회사의 책임 강화를 위해
올해는 각종 세부 규정 마련에 힘을 쏟도록 하겠습니다.
서민금융이 포용적 혁신국가의 모범이 되도록
효과를 측정하고 평가·환류하는 체계를 구축하여
선순환 금융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비자신용법 제정으로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고
보다 성숙한 채무 상환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인생의 큰 걸림돌을 만났을 때,
바로 옆에 손을 붙잡아줄 금융이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경자년(庚子年)의 자(子)는 12간지의 첫 번째로
‘자식‘과 ‘번성‘을 의미하여
만물의 씨앗이 잉태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의 발전과 금융시장의 안정,
그리고 금융소비자보호의 강화를 세 꼭지점으로 하는
삼각형의 무게중심을 찾기 위해
올해도 전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금융의 혁신적 리더십(leadership)을 통해
우리 경제의 도약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경자년(庚子年) 새해에 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인 대소사도 모두 건승하시고,
가정에는 화목과 만복이 함께 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