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참수 작전...“북한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美 이란 참수 작전...“북한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기사승인 2020-01-06 17:59:20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제거했다. 북미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첫 관련 보도를 통해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 입을 빌려 ‘에둘러’ 공습을 규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국과 러시아, 유엔헌장을 위반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 규탄’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3일 새벽 미국은 이라크의 바그다드시에 있는 한 비행장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남용하는 것을 반대할 뿐 아니라 모험적인 군사적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며 “그들은 미국의 위법 행위로 지역 정세가 심히 악화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참수 작전 이후 침묵을 유지하다 전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 선진매체 메아리는 5일 미군이 공습을 비난하며 중동이 미국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추가 도발을 암시하며 전쟁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란은 긴급 성명을 내고 즉각 가혹한 보복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이란 52곳 공격’을 언급하며 지지않고 반격했다. 52곳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 억류됐던 미국인 수를 상징한다.

이번 사건이 북한에 적지 않은 심리적 압박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북한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 내 반미 국가들과 수십년 동안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 북한은 수뇌부 제거 계획에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1년 10월과 2003년 3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했을 당시 각각 25일과 50일 공개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이 참수작전을 감행한 것은 북한에 보낸 경고 메시지의 의미도 있다는 해석이 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앞으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에 더욱 안전을 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의장은 전날 KBS 1TV ‘일요진단-기로에 선 한반도’에 출연해 “미국 입장에서는 솔레이마니처럼 하겠다는 메시지는 아니고 이렇게 위협적으로 나갈 때 군사적 도발을 하지 말라는 미사일 같은 것을 쏘지 말라는 얘기를 돌려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동선, 움직이는 방향이라든지 행선지 같은 것을 원래도 잘 안 밝히고 사후에 공개했지만 (설레이마니 제거를 보면서) 더 조심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동에 시선을 뺏긴 틈을 이용해 2개의 전쟁을 감수할 수 없다는 점을 노리고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는 지난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아마 미국이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적대정책에 집중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이를 유리한 기회로 삼으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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