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곳 타격” 트럼프 경고…“290명 기억해라” 이란 대통령 맞대응

“52곳 타격” 트럼프 경고…“290명 기억해라” 이란 대통령 맞대응

기사승인 2020-01-07 11:22:28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군이 격추한 이란 여객기 사망자 290명을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0년 전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52명과 같은 수의 이란 내 표적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미국과 이란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모양새다.

6일(현지시간) 로하니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52라는 수치를 언급한 사람들은 290이라는 숫자도 기억해야 한다”면서 “절대로 이란을 위협하지 말라”고 적었다. ‘290’은 지난 1988년 7월3일 이란 항공기가 격추됐을 때 사망한 290명 탑승객 전원을 의미한다. 당시 미 해군은 두바이로 가던 이 비행기를 이란 공군기로 착각, 미사일을 잘못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인의 자산을 공격한다면 이란의 52곳 역시 매우 빠르고 강하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52’는 지난 1979년 이란 혁명때 테헤란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1년 넘게 억류됐던 미국인 직원들의 숫자다.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은 전날 국장으로 치러졌다. 테헤란 도심에는 수백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끌었던 아야톨라 호메네이가 사망한 1989년 이후 최대 인파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례적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미국은 추가적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5일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필요하면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과 같은) 일들을 계속할 수 있다”면서 후속 보복 조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어 “이란이 실수로 이라크나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우리 군대를 뒤쫓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면서 “이는 커다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도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 역시 같은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상대로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데흐건 보좌관은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의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며 “전쟁을 시작한 것은 미국이고 그들의 행동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받아 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시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정밀 타격해 살해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군부 최고 권력자이자 상징이나 다름 없는 인물이다. 미국 정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 직후 3500명의 신속대비군을 증파해 국지전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 현재 미군은 이라크에 배치된 5200명을 포함해 이 지역 일대에 6만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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