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면전 피했지만…우크라이나 항공기 추락 두고 공방

미국-이란 전면전 피했지만…우크라이나 항공기 추락 두고 공방

기사승인 2020-01-09 16:21:45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 사망을 둘러싸고 일촉즉발 상황까지 왔던 미국과 이란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사고 배후에 이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갈등의 불씨가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란에 무력 대응이 아닌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전면전으로의 확산은 피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인은 한 명도 없다”면서 “사전 조치를 취해 군을 분산시킨 덕분이다. 이란이 물러나는 것 같다”고 자화자찬했다. 이어 “우리가 이처럼 위대한 군과 장비를 갖췄다는 사실이 곧 우리가 이것들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력한 경제 제재는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문제는 전날 이라크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추락 원인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날 오전 6시쯤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륙 2분 만에 엔진 1개에 불이 나면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을 중심으로 사고 여객기가 이라크 미군 기지에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로 인해 격추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객기가 추락한 시점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한지 5시간만에 발생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이란이 사고기 제조사인 보잉 측에 블랙박스 제공을 거부하면서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보잉은 미국 제조업체다. 이란 측은 이미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2개를 회수,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블랙박스 제공을 거부한 상황이다. 알리 아베드자데흐 이란 민간항공기구 대표는 같은날 “신뢰 관계가 없는 미국에는 블랙박스를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은 여객기 사고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아볼파즐 셰카르치 이란군 총참모부 수석대변인은 “미국인 심리전의 일부”라면서 “터무니없는 보도”라고 일축했다. 이어 “제기되는 의혹들은 전부 거짓말”이라면서 “군사, 정치 전문가 그 누구도 확인해준 바 없다”고 비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 사건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며 우크라이나에 가능한 모든 자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은 추락 원인에 대한 어떠한 조사에서도 완전한 협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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