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란군 미사일에 여객기가 격추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침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렉시 다닐로브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752기가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한 당일 미사일에 맞아 격추된 사실을 파악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신중하게 외교적인 행보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 캐나다가 피격 사실을 발표하기 전부터 결과를 알고있었지만 함구했다”고 밝혔다.
WP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여객기 피격 사실을 알고도 함구한 이유에 대해 자국조사팀이 현지에서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 이륙 2분 후 추락해 176명이 사망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를 격추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란 군 당국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는 사람의 실수로 생긴 것”이라면서 “미국과 긴장이 고조한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사람의 실수로 비행기가 피격됐다”고 인정했다. 군 당국은 사과와 동시에 향후 이런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같은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피해국인 캐나다 정상에게 전화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깊은 사과와 뜻을 전달하고 사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캐나다 국적자 63명이 숨졌다.
이란 정부는 발표 전날까지만 해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제기한 미사일 격추설을 부인해왔다. 알리 아베드자데 이란 민간항공청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기는 미사일에 격추되지 않았다”면서 “이 사실 하나만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