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 치고 있다" 南 ‘중재자’ 역할에 찬물 끼얹은 北

"설레발 치고 있다" 南 ‘중재자’ 역할에 찬물 끼얹은 北

기사승인 2020-01-13 17:20:21

북한이 남한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한 것에 대해 “설레발 치지 말라”며 찬물을 끼얹었다. 통일부는 “서로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에 대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남북이 상대방을 존중하며 서로 지켜야 할 것은 지켜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하는 길에 “(트럼프 대통령을) 마침 만난 날이 1월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일이었다”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 생일 축하 인사를 문재인 대통령이 대신 전달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북미 간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역할을 부각한 발언이었다.

김 고문은 11일 담화를 내 “남조선 당국이 설레발을 치고 있다”면서 대놓고 면박을 줬다. 김 고문은 “남조선 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며 “아마도 남조선 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중재자론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도 나왔다. 김 고문은 “남조선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 친분 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 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 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며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년사를 통해 김 위원장의 한국 답방을 제안하면서 중재자 역할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 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 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개성과 금강산 관광, 철도.도로 연결, 도쿄 올림픽 등 남북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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