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문재인 대통령 어제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실망‧우려”

손학규 “문재인 대통령 어제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실망‧우려”

기사승인 2020-01-15 11:25:47

바른미래당 손학규 당대표는 15일 국회 본청 215호에서 열린 제192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고, 국민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또한 진영논리에 따라 국민 분열에 앞장서서는 안 되며, 국민 전체를 통합하는 위치에서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이런 면에서 실망스러웠고, 많은 우려를 안겨주었다. 민생경제나 부동산 문제, 남북 관계나 대일 외교, 조국 사태나 윤석열 검찰 총장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 대부분의 생각에서 동떨어진 것이었다. 대통령의 인식이 자화자찬이거나 진영논리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을 철학과 정책의 대전환을 밝히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 그러나 오히려 모든 분야에서 대통령의 인식이 전혀 바뀌지 않았고, ‘기존의 정책과 철학을 고집하겠다’는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경제와 민생 분야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부정적 지표가 감소하고 긍정적 지표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통계 지표에 대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태도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고용률은 최대치이고, 일자리의 질은 좋아졌다’고 말했지만, 이는 세금을 투입해 만든 60대 이상 단기 알바성 일자리가 급증한 탓이라는 지적이 매번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37만 명이 증가한 반면, 경제의 허리인 3040세대 취업자 수는 약 22만 명이 감소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여 가장 적절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대통령이, 통계 지표부터 이념에 따라 취사선택한다면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을 거부하는 북한의 메시지를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 한해 남북 관계가 경색되며 북한 당국이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 할 일’이라거나 ‘겁먹은 개가 짖어대는 것과 같다’라고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는 점은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서 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최대한 넓혀나가고 이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견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북 경협 사업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필수적인 선결 조건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과도한 대북 정책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도 우려가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 짝사랑’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문재인 대통령만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론 분열의 핵심이었던 조국 전 장관과 윤석열 검찰 총장에 대해 상반된 태도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는 한편, 윤석열 총장에 대해서는 ‘초법적 권력과 권한’을 언급하며 검찰개혁을 강조했다”며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의혹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를 거둔 것이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조국 전 장관은 국민들의 거센 반발로 단 36일 동안만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한데 그쳤다. 그런데 아직도 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할 뿐 아니라,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윤석열 총장에 대해서는 압박을 가했다. 대통령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비판을 이어 갔다.

손 대표는 “경색된 한일 관계에 대한 문제도 전혀 발전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제징용 해법은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야’하며 ‘일본도 해법을 제시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제가 제안했던 ‘3대 원칙’과 유사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안(案)이 일본 각계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정부가 이에 대해 적극 고민해도 모자랄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문제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고 있는 것이다. 어제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도 기자회견에 대해서, ‘한국 측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해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일 관계가 다시 평행선으로 돌아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실망과 우려였다. 우리 국민들은 철학과 정책의 대전환을 바랐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하나도 바뀐 것이 없었다. 국정 전환점을 돌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주기를 기대했던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라도 민심을 제대로 읽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어 대한민국이 새롭게 전진할 수 있는 동력을 불어넣어주시기 바란다”며 실망을 나타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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