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희비, 나는 KB·기는 우리·신한금융

은행株 희비, 나는 KB·기는 우리·신한금융

기사승인 2020-01-18 05:00:00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비롯해 DLF(파생결합펀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여파로 인해 금융지주사의 주가가 뚜렷한 희비를 보이고 있다. 

DLF·라임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우리금융은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고, 신한지주도 자회사 신한금융투자에서 불거진 사모펀드 논란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쳤다.

반면 KB금융지주는 최근 4분기 실적 개선과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잔액 비율) 관련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캄보디아 금융사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수도 향후 이익기반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금융지주 역시 라임사태 리스크가 잔존해있는 상태다. 현재 KB금융지주 자회사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가장 많은 익스포져를 보유하고 있어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다. 

◆ KB금융, 실적 호조와 인수 모멘텀에 주가↑…KB증권이 ‘변수’

KB금융지주는 4분기 실적 호조와 캄보디아 금융사 인수 등을 호재로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KB금융의 이달 17일(종가기준) 주가는 4만7900원으로 3개월 전(2019년 10월 17일 기준, 4만2900) 대비 11.65% 올랐다. 이는 상장된 은행 계열 지주사 가운데 가장 오름 폭이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KB금융의 주가 상승은 ▲4분기 실적 개선 ▲지난해 12월 자사주 소각 이후 확대된 주주환원정책에 따른 기대감 ▲캄보디아 금융사 인수와 같은 빅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유안타증권 박진형 연구원은 “상대적인 실적 호조와 함게 가장 높은 자본비율 바탕으로 해외진출, 배당·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가치제고 정책 가장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은행이라고 평가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B금융투자 이병건 리서치 팀장도 “예대율 관련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2019년 4분기에는 타행들과의 대출성장률 갭이 축소됐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KB금융의 지난해 4분기 추정 순이익(에프앤가이드 제공)은 5714억원으로 전년 동기(1928억원) 대비 196.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KB금융지주 내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금융사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수(지분 70%, 7000억원)도 호재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은 “잔여지분 30%는 2년 후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캄보디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 이상을 보여왔으며, 프라삭의 자산증가율도 2017년 40%, 2018년 36%로 매우 높았다”며 “성장이 정체되고 저마진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합병(M&A)보다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KB금융의 증권 자회사 KB증권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KB증권은 아직 라임자산운용 TRS( 총수익스와프) 거래에 대해 손실을 보지는 않았지만, 위험노출액(익스포져)가 약 1000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KB증권은 지난 11월 인사를 통해 라임운용과의 PBS 거래를 담당한 델타원솔루션본부 부서장을 리스크부문 출신으로 교체했다. 

◆ 우리·신한금융, 리스크 확대로 ‘전전긍긍’…주가도 내리막

반면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은 뚜렷한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 체제 전환했으나 각종 악재(DLF·라임 사태)가 겹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신한금융도 한때 반등 폭을 보였으나 최근 자회사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되면서 모기업의 주가도 타격을 받게 됐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주가(17일 종가기준)는 각각 1만650원, 4만1050원으로 3개월 전(1만2100원, 4만2700원) 대비 11.98%, 3.86% 하락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지난달 말 4만5000원대(지난해 12월 23일 기준 45,800원)까지 올랐으나 한달 사이 주가가 10% 이상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는 두 금융사의 주가 하락은 최근 불거진 악재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A증권사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하락에 대해 “DLF, 라임사태가 한꺼번에 겹친 영향이 큰 탓”이라며 “때문에 손태승 행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도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주가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 B증권사 관계자는 “신한지주의 경우 우리금융지주와 비슷하게 라임사태와 같은 불확실성 요소가 작용되고 있다”며 “특히 라임사태로 인해 신한금융투자의 초대형IB(투자은행)인가 차질로 인해 비은행부문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신한금융그룹은 신한금융투자에 대해 6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같은 대규모 증자는 신한금융지주의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이중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자회사에 대한 출자 총액)은 128.58%까지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중래버리지 비율이 130%를 넘거나 육박할 경우에 향후 출자 여력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문제는 신한금융투자가 라임 사태에 연루되면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초대형IB 인허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최근 연임된 조용병 회장의 재판 결과도 리스크 요인 가운데 하나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달 18일 1심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3년, 벌금 500만원을 형을 구형 받았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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