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년 4개월 만에 정계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의 영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야권에 도움되기 보다 여당인 민주당에 이로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안철수는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어렵고 외로운 길이 될지 모르지만 7년 전 나를 불러준 국민의 바람을 가슴에 깊이 담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여론조사기관 조원C&I(씨앤아이) 김대진 대표는 20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와 관련해 “(안 전 의원) 개인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총선도 나가지 않고 창당을 하겠다고 하지도 않았다. 파급효과를 미치려면 대상이 필요하다. 신당을 만들다던지 해야 영향을 알 수 있다”라며 “현재 야권이 새로운 인물 없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주도권을 잡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평했다.
이어 “(안 전 의원이 현재) 원 오브 뎀(one of them)이기 때문에 결집요소가 되거나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다. 새로운 중도가치를 만들겠다는 추상적 얘기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 현재는 명확하게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문재인 대통령과 야당에 반감가지고 대안을 못 찾는 사람들이 중도보수에 있다. 그 사람들이 안철수가 만약 보수 정당을 만든다면 그쪽으로 쏠릴 듯하다”며 “결론적으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돕게 된다는 생각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의원의 귀국 소식에 끊임없이 그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우리 자유우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모든 정치세력들과 함께하겠다는 제 뜻은 변함이 없다”며 “안 전 의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에도 “(안 전 의원이) 오셔서 자유 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안 전 의원은 입국장에서 ‘보수통합’에 대해서 “관심 없다”며 “진영 대결로 1대1 구도로 가는 것은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일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와 관련 김대진 정치평론가는 “(안 전 의원이 합류하게 된다면) 통합이라는 개념보다는 흡수라고 본다. 아마 (안 전 의원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자유한국당으로 흡수될 것 이라고 생각 한다”고 봤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안 전 의원이 합류한다면)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통합하라’는 압력이 세질 것”이라고 평했다.
이밖에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실용적인 중도’ 정당 창당 의지를 드러낸 부분과 관련해서는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미래당과 결별을 점쳤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안 전 의원과 바른미래당과의 관계에 대해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에서 활동하려면) 손학규가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물러날 생각이 없을 것이다.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한 김대진 정치평론가도 “바른미래당쪽 안철수계 의원들이 비례의원들이다. 이에 재창당하는 수준으로 바른미래당을 확대 재생산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